입력 : 2013.05.29 09:34

FINANCE

금값이 뚝 떨어졌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 4월부터는 1300달러대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금은 여전히 인기다. 금 관련 상품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는 점점 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금은 매력적인 투자처다. 특히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관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금값이 하락함에 따라 투자상품으로서 금의 가치는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들도 금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전한다. 은행의 골드바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 신한은행 투자상품부 오종섭 차장은 “예년에 비해 골드바나 골드계좌 거래량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 고객들이 금 관련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한다.

금에 투자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실물거래다. 귀금속 업체나 은행에서 직접 금을 매입하는 것. 근래 들어서는 은행에서 금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는데, 이는 국제 금 가격이 하락한 것과 유관하다. 오 차장은 “귀금속 업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은행은 국제 금 가격에 따라 가격을 매긴다. 때문에 금에 대한 수요가 많으나 국제 금 가격이 하락한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은행 거래가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계좌거래도 각광받고 있다. 계좌거래는 보관 등에 따르는 번거로움이 없을뿐더러 거래 방법이 간편하고 거래 단위도 0.01g(약 600원)으로 작아 누구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실물거래와 계좌거래에서 적용되는 기준 환율은 동일하지만, 계좌거래 수수료가 조금 더 저렴하다. 계좌거래 시 수수료는 1%, 골드바 구매 시에는 5%를 내야 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5월 14일 기준) 1㎏짜리 골드바 가격은 5374만 원 정도다(여기에 10%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대신 골드바를 계좌로 입금한다면 5169만 원 정도. 참고로, 은행마다 가격 정책이 달라 판매가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금 거래 기본 상식

‘골드바’부터 ‘금 펀드’까지… 신중한 접근 필요

대표적인 계좌거래로는 골드뱅킹과 금 펀드가 있다. 골드뱅킹은 현금을 계좌에 넣어두면 은행에서 국제 금 가격과 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은행이 달러로 환전해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환율 변동과 직결된다. 투자상품이라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재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골드뱅킹을 취급하고 있다.

골드뱅킹이 순수하게 금에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금 펀드는 금과 관련된 다양한 펀드 투자처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 펀드는 금 이외에 금과 관련된 광산주 등에도 투자되기 때문에 금값의 방향성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가령, KB자산운용의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의 경우 대 표적인 원자재 지수인 ‘S&P GSCI 골드 인덱스’를 참조 지수로 삼아 금 선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S&P GSCI 골드 인덱스는 금 가격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반면 IBK자산운용의 ‘IBK골드마이닝증권자A’는 금광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금 가격과 연동돼 있긴 하지만 그와는 움직임 자체가 다르다. 오히려 금값보다 주식시장 등락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금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무조건 펀드를 매도하기보다는 회복세를 지켜보는 것이 현명하다.

이 밖에 금 상장지수펀드(ETF)도 눈여겨볼 만하다. 금 ETF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거래소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편하다. ETF를 매수하는 과정에서는 증권사가 정한 매매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골드바를 살 때 내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하다.

오 차장은 “기본적으로 적립식 투자를 권장한다. 현재의 금 가격이 낮다고 판단, 향후 금 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실물거래(골드바)보다는 계좌거래를 통한 투자가 적절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금 가격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뚜렷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금 투자가 유행이라고 무조건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금 가격은 언제쯤 오름세를 되찾게 될까.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약세론자들은 금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측은 향후 1년 안에 온스당 1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고 5년 후에는 1000달러까지 밀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인 강세론도 만만치 않다.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실물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므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금은 유한한 자원이고 수요가 살아 있는 한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오 차장은 “한동안 반등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아직 회복 중이며 각국에서 통화 완화 정책 및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수요를 바탕으로 서서히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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