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폐기물 책임制' 이어 '들녘 환경조례' 전국 첫 도입

경북 성주군은 국내 참외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최대 참외 재배지다. 성주군 4500여 농가가 비닐하우스 약 6만동에서 참외를 생산해 소득을 연간 4000억원 올린다. 이 중 1000여 농가가 참외를 팔아 가구당 연 1억원 이상을 벌고, 3억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곳도 여럿 있다. 성주군 관계자는 "전국 최대 비닐하우스 단지가 차려진 성주 들판은 가야산·낙동강·성주호 등과 함께 '성주 8경(景)'으로 꼽힐 만큼 장관(壯觀)"이라며 "성주의 명품 참외는 한국 고소득 농업의 대표 주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주군의 효자인 참외는 동시에 골칫거리이기도 했다. 특히 비닐하우스를 짓는 데 쓰이는 부직포와 비닐이 내구연한(8년)을 넘기면서 2004년부터 폐기물로 대량 쏟아져 나온 게 문제였다. 비닐하우스 6만동을 세우는 데 들어간 폐부직포·폐비닐이 해마다 6500t가량씩 발생했다. 농가들이 이 폐기물을 들판에 방치하거나 불법으로 소각·매립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켰다.

급기야 작년 9월엔 이 영농 폐기물이 큰 재앙이 됐다. 당시 남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산바'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상가 900여채가 침수되고 농경지 242㏊(헥타르)가 매몰되는 등 323억원의 피해를 냈다. 들판에 버려진 폐부직포 등 때문에 담수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달은 성주군은 작년 10월부터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실천에 나섰다. 영농 폐기물을 수거하는 공동 집하장을 10개 읍면에 설치하고, 460개 마을에는 폐기물 수거용기를 따로 설치했다.

마을 단위로 폐기물 수거 책임제를 도입하고,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클린(Clean) 성주의 날'로 지정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도랑·하천 등에 버려진 폐기물을 청소했다. 전국 최초로 '들녘 환경개선 조례'를 제정, 폐기물을 깨끗이 치운 농가들을 영농 보조금 우선 지급 대상자로 선정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성주군의 환경개선 사업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며 "국내 최고 권위 환경대상 수상을 계기로 이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