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풀기' 언제 멈출 것인가
입력 : 2013.06.10 21:48
[요즘 글로벌경제,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어라]
-전문가도 헷갈려
채권왕 빌 그로스는 9월 예측, 골드만삭스는 12월로 전망
글로벌 증시 널뛰기 혼란… 18일 FOMC에서 공개할 수도
-혹시 돈 더 풀기?
이번에 돈 푸는 규모, 무제한… 종료 시점 예측 불가능
美경제 회복 뚜렷하지 않아 오히려 돈 풀기 확대할 수도
최근 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해 돈을 푸는 것) 축소 전망에 따라 널뛰기를 하고 있다.
통상 좋은 경제지표가 나오면 주가가 상승하고, 나쁜 지표가 나오면 주가는 하락한다. 그렇지만 최근 양적 완화 축소 변수가 부각된 이후부터는 경제지표와 주가지수가 따로 노는 '이상(異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좋은 지표가 나오면 양적 완화 축소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하락하고, 나쁜 지표가 나오면 양적 완화 축소가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7일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하자 양적 완화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다우지수가 1.4% 올랐다. 이 소식은 다른 나라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 8일 국내 증시는 0.5% 상승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연기금 주식 투자 확대 등의 소식이 겹치면서 4.9% 급등하는 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이상 현상'이 벌어지자 투자자들은 시장 흐름을 종잡을 수 없다며 혼란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 완화 변수가 시장 혼란을 촉발하고 있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①모호한 양적 완화 축소 시점
첫째, 미 연준이 언제 양적 완화를 축소할지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보내지 않아 시장 참가자들이 중구난방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연준은 제로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작년 12월 '실업률이 6.5%보다 높고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5%보다 낮게 유지되는 경우에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며 정책을 바꾸는 임계점(전환 시점)이 '실업률 6.5%'라고 시장에 공언했다.
반면 양적 완화의 경우, 지난 5월 1일 성명에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준비가 돼 있다"만 밝혔을 뿐, 어느 시점에 축소하겠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 사정이 이렇자 시장 참가자들은 저마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제각각 양적 완화 축소 시점을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양적 완화 규모를 오는 10월 매달 8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축소한다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러나 '채권왕' 빌 그로스는 오는 9월에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HSBC, 골드만삭스 등은 오는 12월에 550억달러로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1분기에나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준으로서는 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축소 시점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어 이달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축소 시점을 미리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②헷갈리는 미국 경제 회복세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회복세가 미약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과 그것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점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을 헷갈리게 만드는 요소다.
통상 좋은 경제지표가 나오면 주가가 상승하고, 나쁜 지표가 나오면 주가는 하락한다. 그렇지만 최근 양적 완화 축소 변수가 부각된 이후부터는 경제지표와 주가지수가 따로 노는 '이상(異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좋은 지표가 나오면 양적 완화 축소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하락하고, 나쁜 지표가 나오면 양적 완화 축소가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7일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하자 양적 완화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다우지수가 1.4% 올랐다. 이 소식은 다른 나라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 8일 국내 증시는 0.5% 상승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연기금 주식 투자 확대 등의 소식이 겹치면서 4.9% 급등하는 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이상 현상'이 벌어지자 투자자들은 시장 흐름을 종잡을 수 없다며 혼란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 완화 변수가 시장 혼란을 촉발하고 있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①모호한 양적 완화 축소 시점
첫째, 미 연준이 언제 양적 완화를 축소할지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보내지 않아 시장 참가자들이 중구난방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연준은 제로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작년 12월 '실업률이 6.5%보다 높고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5%보다 낮게 유지되는 경우에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며 정책을 바꾸는 임계점(전환 시점)이 '실업률 6.5%'라고 시장에 공언했다.
반면 양적 완화의 경우, 지난 5월 1일 성명에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준비가 돼 있다"만 밝혔을 뿐, 어느 시점에 축소하겠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 사정이 이렇자 시장 참가자들은 저마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제각각 양적 완화 축소 시점을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양적 완화 규모를 오는 10월 매달 8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축소한다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러나 '채권왕' 빌 그로스는 오는 9월에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HSBC, 골드만삭스 등은 오는 12월에 550억달러로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1분기에나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준으로서는 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축소 시점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어 이달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축소 시점을 미리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②헷갈리는 미국 경제 회복세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회복세가 미약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과 그것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점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을 헷갈리게 만드는 요소다.
예컨대 지난 7일 발표된 5월의 고용지표는 일자리 숫자는 시장 예상(16만5000명)보다 많은 17만5000명이 늘었지만, 실업률은 7.5%에서 7.6%로 상승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고용자 수도 늘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실업률도 상승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만 보면 그만큼 미국 경제가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수치다.
또 집값 상승세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라는 지표가 나오지만, 5월 제조업 지수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어렵다는 지표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후에 양적 완화 규모가 축소된다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나,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축소된다면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③축소·확대 가능성 다 열려 있어
미 연준이 지난달 초 공식적으로 양적 완화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 "경제 여건에 따라 자산 매입을 늘리거나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후 버냉키 의장이 수개월 내에 축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시장에선 '축소'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3차 양적 완화는 확대와 축소 모두 가능한 상태다. 1·2차 양적 완화는 각각 1조7250억달러, 6000억달러로 규모가 정해져 있어 종료 예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9월 시작한 3차 양적 완화는 월 한도는 있지만, 전체 규모는 무제한이라 종료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나빠지면 양적 완화를 확대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양적 완화를 줄이겠다는 신호는 증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를 만들고 있다"며 "이는 증시를 박스권에 가둬 놓고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시간을 벌면서 고용시장이 나아지는 것을 기다리는 연준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집값 상승세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라는 지표가 나오지만, 5월 제조업 지수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어렵다는 지표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후에 양적 완화 규모가 축소된다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나,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축소된다면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③축소·확대 가능성 다 열려 있어
미 연준이 지난달 초 공식적으로 양적 완화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 "경제 여건에 따라 자산 매입을 늘리거나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후 버냉키 의장이 수개월 내에 축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시장에선 '축소'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3차 양적 완화는 확대와 축소 모두 가능한 상태다. 1·2차 양적 완화는 각각 1조7250억달러, 6000억달러로 규모가 정해져 있어 종료 예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9월 시작한 3차 양적 완화는 월 한도는 있지만, 전체 규모는 무제한이라 종료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나빠지면 양적 완화를 확대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양적 완화를 줄이겠다는 신호는 증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를 만들고 있다"며 "이는 증시를 박스권에 가둬 놓고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시간을 벌면서 고용시장이 나아지는 것을 기다리는 연준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