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4년 사이 2배 늘자… 항공사, 中 노선 올인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순위에서 일본은 부동의 1위였다. 지난해 항공편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총 333만명으로, 중국 방문객(220만명)보다 100만명 이상 많았다.

하지만 최근 엔저(円低)와 중국 관광객 급증으로 이 지위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과 4월엔 항공을 이용한 중국인 입국자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인 입국자 수를 넘어섰다. 그러자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에 항공편을 대거 투입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일본 노선은 지고, 중국 노선이 뜬다"는 말이 나온다.

◇중국인 입국자, 4년 사이 배 이상 늘어

일본인 입국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전체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2.5%에서 2012년 34.1%로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는 220만명으로, 2009년(97만명)보다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선 역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누적 입국자 수를 보면 일본인은 87만명으로 중국인 입국자(86만8000명) 수를 간신히 앞섰다. 하지만 일본인 입국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5% 준 것이고, 중국인 입국자는 작년보다 54% 늘어난 것이다. 항공업계에선 "노동절이 있었던 5월 항공 통계가 나오면 올해 누적 입국자 수에서도 중국이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항공을 이용한 제주도 입국자는 지난 4월 중국인이 8만4180명으로 일본인(8946명)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다.

◇항공사, 중국 노선에 물량 공세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에 항공편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부산~난징(南京) 노선을 주 4회 신규 취항한다. 중국 난징은 공자의 사당과 LG디스플레이 공장이 있어 항공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대한항공은 예상하고 있다. 부산~다융(大庸), 제주~광저우(廣州)·청두(成都) 노선에도 부정기편을 운항할 계획이다.

중국 22개 도시 31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중국 노선 공급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늘렸다. 지난 2월 인천~옌청(鹽城), 4월 인천~리장(麗江) 노선에 전세기를 취항한 데 이어 기존 인천~황산(黃山)·청두·창사(長沙)·다롄(大連) 노선도 각각 주 3회~주 10회씩으로 증편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인천~쉬저우(徐州) 노선에 취항했다.

중국 노선 공략에 후발 주자인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더 적극적이다. 중국 노선은 항공자유협정이 맺어져 있는 일본과 달리 운수권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정기편 취항에 어려움이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운수권 제한을 피하고, 시장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부정기편 운항을 통해 중국 항공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중국 11개 도시에 부정기편을 운항, 총 6만명의 승객을 모았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현재 인천~스자좡(石家莊)·웨이하이(威海), 제주~푸저우(福州)·난창(南昌), 부산~장자제(張家界) 등 중국 7개 도시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지난해 총 711회 중국 노선을 운항한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청주~선양(瀋陽) 정기편을 비롯해 지난달에는 제주~쿤밍(昆明) 노선에 취항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청주·제주를 기점으로 중국 전 지역에 13개 노선을 부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도 최근 제주~옌지(延吉)·창사 노선에 부정기편을 띄웠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엔저로 일본인 입국자 증가 폭이 주는 반면 중국인들은 영토 문제 등으로 불편한 관계인 일본보다 한국을 더 많이 찾고 있다"며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물량 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