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기형兒 4200명 무료 수술해준 의사 선생님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 못지않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베트남 아이들에게 직접 했던 수술들도 보람찼지만, 베트남에 의료 기술과 장비를 전달해 주는 전도사 역할을 했음이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서울대 의대 성형외과 백롱민(55) 교수는 '성형 천사'다. 24년간 우리나라와 해외에서 그를 통해 얼굴 기형을 수술한 아이들만 4200여명이 넘는다. 의료비를 낼 능력도, 혜택을 누릴 기회도 없었던 아이들이었기에 그는 단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

백 교수는 1989년 은사이자 친형인 백세민(70) 세민성형외과의원 명예원장의 '세민얼굴기형돕기회(Smile For Children)'설립에 참여하면서 의료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형편이 어려운 국내 얼굴기형 아이 1200여명을 무료로 수술해 줬다. 국외로 눈을 돌린 것은 1996년부터다. 그는 "우리도 선진국 문턱에 왔으니,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를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백 교수의 도움으로 새 얼굴을 갖게 된 베트남 아이는 3000명이 넘는다.

"가지고 놀던 수류탄이 폭발해 목·손·가슴·배 부위가 몽땅 화상을 입은 열일곱 살짜리 소년이 있었습니다. 현지의 장비로 부족해 한국에까지 와 수술을 받은 그 아이가 직장도 얻고 결혼도 했다는 말을 듣고 내가 정말 세상을 위해 조금이나마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백 교수는 "우리는 매년 베트남에서 의료 기반이 약한 지역을 찾아가 숙소에 간이 수술실을 5~6개씩 차리고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30~40여명의 의료진이 1주일 동안 하루에 30여명씩을 수술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13일 '제3회 서울대학교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백 교수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