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6.26 09:44

FINANCE

은퇴 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현재를 살아가기에 급급해 미래 재무 설계는 제쳐두고 있지 않은가. 퇴직 이후 20~30년, 인생 후반전을 행복하게 영위하고자 한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은퇴 전략을 세워야 한다.

행복한 생애 설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금전적인 요소다. 풍요로운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재무 설계가 불가피한 이유다. 노후생활 비용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부부가 함께 생존해 있을 때의 생활비고, 둘째는 은퇴 후 들어가는 취미·여가 활동비다. 셋째는 남편이나 아내가 먼저 사망한 후 홀로 사는 기간의 생활비고, 넷째는 남편과 아내가 각각 사망하는 시점에 사용하는 의료비다.

노후 생활비는 일반적으로 은퇴 직전 소득의 60~70%로 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노후에 드는 평균 월 생활비는 200만 원 정도. 물론 사람마다 살아가는 환경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은퇴 전 생활수준, 건강상태, 거주지역, 여가활동 등에 따라 차이는 있다. 또한 나이가 들면 두세 가지 만성질환을 앓게 된다.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사망하기 직전에 드는 의료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사망 직전에 지병 치료를 위해 지출한 의료비를 ‘사망 관련 의료비’라고 하는데, 이는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의 20~30%에 달한다고 한다.

은퇴자금 얼마면 될까

현재 남편 40세, 아내 38세인 부부가 남편이 60세에 은퇴할 경우, 필요한 노후자금은 얼마나 될까. 남편의 예상 사망 시점 85세, 사별 후 아내 홀로 생존기간 10년, 은퇴 후 월 생활비 200만 원(여가생활비 포함), 물가상승률 3%, 노후자산운용수익률 4%라는 전제 조건하에 은퇴 생활비를 따져보면 7억~12억(현재 가치 2억~4억 원)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국민연금 가입 여부다. 국민연금을 20~30년간 지속해서 부으면 노후에 월 60만~120만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은퇴 설계의 4가지 요소 표
따라서 연금을 받는 사람과 받지 않는 사람 간에는 준비해야 할 노후자금에 큰 차이가 생긴다.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와 자영업자 가운데 약 30%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앞서 노후 생활비 예상치 7억 원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이고, 12억 원은 미가입자의 경우다. 따라서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은 가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노후를 100% 보장해주진 않는다. 예상 필요 비용 7억 원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연 4~5%의 금리를 주는 은행 예금만으로는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식과 펀드, 부동산, 보험 상품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기대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투자를 위한 대안은 펀드다

대표적인 투자자산으로 부동산과 주식을 꼽을 수 있다. 부동산은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부동산 불패 신화를 더욱 강화했다. 그러나 노령 인구의 증가로 주택 가격은 지금까지의 불패 신화를 잇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20%에 근접하는 2025년을 기점으로 주택시장이 큰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다면 주식에 주목할 만하다. 물론 국내 주식시장도 주력 구매 인구의 감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펀드는 국내 주식 뿐 아니라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외국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자 통로다. 국내 주식이 노령 인구의 증가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

펀드에 투자하기 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명확한 투자 목적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지, 주택이나 노후자금 마련 등 중장기적 목표를 갖고 투자하는지를 구별해야 한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라면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합리적인 기대수익률을 책정한 후 분산 투자를 통해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노후를 위해 펀드 투자에 나선다면 은퇴 시점까지 몇 년이 남았는지, 월별 투자 가능 한도액은 얼마인지, 최종적으로 투자 후 원리금 목표액은 얼마인지를 정해야 한다.

기간이 길수록 위험자산의 위험도는 낮아진다. 1년을 투자한다면 주식은 위험한 자산이 될 수 있지만 10년을 투자한다면 모든 자금을 주식펀드에 투자해도 무방하다. 위험자산의 보유 기간이 길수록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 변동성은 줄어들고, 투자 수익률도 시장의 장기 평균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참고 도서 <삼성자산운용 투자에세이> (삼성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