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Tree] 인컴형 자산

고령자는 그동안 모은 자산을 조금씩 인출해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게 된다. 그동안은 현역에서 일하면서 월급을 받아 쌓아두는 적립이 주를 이뤘다면, 현역을 떠나고 모아둔 자산을 깨서 인출(引出)하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이때 활용하기에 적합한 금융 상품이 바로 월 지급식 상품이다. 월 지급식 상품은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했던 은퇴자들에겐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상품 중 하나다. 월 지급식 상품을 운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자산군 중 하나가 인컴(Income·소득)형 자산이다.

인컴형 자산은 자본 차익보다는 투자 대상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가령 주가 상승은 크지 않아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배당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는 새로운 자산 방식을 찾아야 한다. 적립의 시대에 가장 적합했던 자산이 성장형 주식 같은 자본 차익 추구형 자산이었다면, 인출의 시대에 가장 알맞은 자산은 인컴형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 차익보다는 현금 흐름에 주목

최근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자. 전체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와 월세 비중 추이를 보면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 비중은 33.5%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3월 말에는 그 비중이 40.2%가 되었다. 저금리에 대처하기 위해 부동산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 상품 쪽도 마찬가지다. 2012년부터 전체 펀드 시장은 축소되었지만 그 와중에도 증가세를 유지하는 쪽이 있다. 바로 해외 채권형 펀드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자본 차익 못지않게 이자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금융 상품이다. 브라질 국채 신탁도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큰 폭으로 판매액이 증가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자산들의 특징은 바로 꾸준한 현금 흐름이 발생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예금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는 인컴형 자산들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자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므로 눈앞에 보이는 현금 흐름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지나치게 낮은 은행 예금 금리로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금이자에 플러스알파 수익

일부 투자자는 인컴형 자산이 잠시 유행하는 것이라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황적으로 볼 때 인컴형 자산은 지금보다 향후가 더욱 유망하다. 이는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 인컴형 자산이 그 어떤 상품보다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다. 일하는 사람보다 부양받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자산 관리 측면에서도 목돈 형성보다는 지금까지 쌓아온 돈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빼서 쓸 것인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시기가 오게 되면 자산에 대한 수요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당신이 은퇴자라고 가정해보라.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싶은가. 아마도 노후 생활비를 인출하기 위해서는 자산에서 꾸준하게 현금 흐름이 발생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교적 적은 리스크를 수용하면서도 예금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물가 상승 위험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필요를 충족하는 자산 중 하나가 바로 배당주, 채권, 리츠(REITs) 등과 같은 인컴형 자산이다.

채권은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으로 나뉜다. 국내 채권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지만, 저금리 시대에는 이자 수익이 적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신흥국 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 등 고금리 해외 채권은 높은 이자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신 금리나 환율 변동에 따라서 자본 손익의 변동성이 커진다. 배당주는 충분히 성장해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 중에 꾸준히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 중에서 고르면 유리하다. 이런 회사들은 비록 자본 차익은 적을 수 있지만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