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美 출구전략 발표 이후 대혼란… 전문가 25人이 말하는 '하반기 안전 재테크 전략'

자산 가격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짙은 안갯속에서 헤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원자재든 단기간에 모두 급락해 최근 수익률을 확인해 보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모두 돈줄을 조인다는 소식에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 부진까지 예상되면서 시장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내성이 생겼을 법한 투자자마저도 느닷없는 소나기엔 본전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불편하다. 과연 요즘 같은 자산시장 혼돈기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머니섹션 M플러스가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투자자들의 고민에 대한 처방전을 받아봤다.

◇소나기엔 현금 우산이 王

글로벌 금융시장은 6월을 기점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모든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마땅히 투자할 곳도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 25명 중 18명이 장세가 불확실한 만큼 총알(현금)을 비축하는 전략을 권했다. 지금은 돈을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우선이란 설명이다. 나중에 시장에 패닉이 몰려와 저가로 쏟아져나오는 우량 자산을 담기 위한 용도다. 현금을 맡겨놓는 단기 상품으로는 연 2% 안팎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시입출식 예금(MMDA), 자금관리 특정금전신탁(MMT) 등이 꼽혔다. 1년 이상 장기로 맡길 수 있는 여유자금이고 예금 이자보다 약간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로는 이태훈 하나은행 PB팀장이 주택청약종합저축(2년 이상 가입 시 1년 이자 연 4%)을 권했고, 주가지수연동예금(ELD)과 같은 원금보장형 투자 상품도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달러 강세에 베팅하라

달러 자산에도 전문가들의 추천이 몰렸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호재 외환은행 PB팀장은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달러 표시 예금으로 환차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국재 우리은행 PB팀장도 "큰 틀에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달러 예금을 만들어 통화를 분산해놓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단, 달러 예금은 1년제 예금금리가 연 1.2% 정도에 불과해 환차익이 생기지 않으면 원화로 예금할 때에 비해 손해일 수 있다.

◇신흥시장·채권·원자재에선 탈출

미국이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돈을 공급하는 것)를 축소하는 것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호재다. 그러나 신흥시장 투자자 입장에선 당장 큰 악재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골드클럽 부장은 "금리 인상시 신흥시장에서 펀드런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신흥시장 국공채와 브라질채권, 국내 중장기채 등은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영 외환은행 PB팀장도 "신흥시장에 투자해 현재 수익이 났거나 적어도 원금 이상이라면 비중 축소를 권한다"면서 "금·은·구리 등 원자재와 이를 많이 수출해 덕을 봤던 자원 부국들도 투자 유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박재민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신흥시장 통화 강세에 베팅한 펀드는 무조건 빠져나와야 한다"고 했다. 반면 금리가 추가로 급등하면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를 받는 용도로 대한민국 장기채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도 나왔다(박진석 하나은행 PB팀장). 공성율 KB국민은행 팀장은 "중국의 2분기 GDP가 발표되는 7월까진 신흥시장에서 급등락이 심해질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손절매는 늦었으니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관망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 무리한 대출은 피해야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금리가 상승해 대출시장이 위축되면서 하반기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의견(손은주 신한금투 팀장)이 있는가 하면, 향후 저금리로 전세가 사라지고 반전세(월세)가 일반화되면 가계 부담이 커질 수 있으니 생활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대출 상환 부담이 크지 않다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이희수 우리은행 PB팀장)도 있었다.

윤숙연 외환은행 PB팀장은 "최근 전세로 살다가 3년 후 매입 가능한 주택이 인기인데, 김포나 일산 등 선시공 미분양 물건을 살펴보라"고 권했다. 서송희 KB국민은행 팀장은 "미분양으로 할인해서 파는 아파트 급매물 매입을 고민해 보고, 신규 분양은 입지가 좋고 분양가도 합리적인 위례신도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머니섹션 M플러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명단

국민은행 : 공성율, 권오경, 서송희, 정성진, 한태길
우리은행 : 김웅태, 김정민, 박국재, 이상도, 이희수
외환은행 : 박해영, 윤숙연, 이은준, 이호재, 최윤숙
하나은행 : 박진석, 배종우, 변수영, 이수현, 이태훈
신한금융투자 : 박재민, 손은주, 유민화, 이영주, 최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