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되 과감하게… 國弓으로 오십견도 경영도 잡았다
입력 : 2013.07.02 22:13
[CEO가 말하는 내 인생의 ○○○]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 '국궁'
오십견 40代에 찾아와 충격, 건강에 대한 자신감마저 무너져
활 잡은 지 5개월 안 돼 사라져… 국궁 전도사 별명도 얻어
15년 전, 내 나이 겨우 40대 후반에 오십견이 찾아왔다. 팔과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었고 근육통으로 잠을 설쳤다.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십대 중·후반에 주로 발병한다는 이 증상으로 여러 달 고통을 겪게 되니 당황스러움을 넘어 '이러다 큰일 나겠구나' 하는 위기감마저 들었다.
당시 나는 나름대로 건강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청년기보다 체중이 늘기는 했어도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유학 시기도 크게 힘든 줄 모르고 보냈다. 술, 담배 등 건강을 해치는 기호식품도 일절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러니 건강에 문제가 생기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회사일에는 매우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공부하는 기간이 길어 사회 진출이 늦었던 데서 오는 보상 심리도 작용했다. 당연히 운동을 할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찾아온 오십견은 육체적 고통보다 이런 자신감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충격이 더 컸다.
병원에 다니며 오십견 치료를 꾸준히 했지만 통증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그렇게 고생하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국궁(國弓)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그분이 직접 활을 구해주며 열성적으로 권유해 등 떠밀리다시피 국궁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나는 나름대로 건강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청년기보다 체중이 늘기는 했어도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유학 시기도 크게 힘든 줄 모르고 보냈다. 술, 담배 등 건강을 해치는 기호식품도 일절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러니 건강에 문제가 생기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회사일에는 매우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공부하는 기간이 길어 사회 진출이 늦었던 데서 오는 보상 심리도 작용했다. 당연히 운동을 할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찾아온 오십견은 육체적 고통보다 이런 자신감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충격이 더 컸다.
병원에 다니며 오십견 치료를 꾸준히 했지만 통증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그렇게 고생하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국궁(國弓)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그분이 직접 활을 구해주며 열성적으로 권유해 등 떠밀리다시피 국궁에 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에는 빈 활을 당기는 데서 시작해 사직동 황학정 등 활터에 가서 활을 쏘는 단계에 이르렀다. 국궁을 시작한 지 5개월이 채 되지 않아 오십견이 거짓말처럼 씻은 듯 나았다. 이후 활을 쏘는 일이 일상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 늘 활을 가까이 두고 지내며 시간이 날 때면 활시위를 당겼다. 심지어 집 마당에도 과녁을 설치해 두고 활을 쏘기도 했다. 다른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는 습관을 들였다. 꾸준히 땀 흘려 걷거나 수영을 하는 등 바쁜 일상에서도 운동을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인지 정작 오십견이 온다는 50대 후반에 나는 오십견 대신 소중한 늦둥이를 얻었다.
나는 요즘에도 만나는 지인들에게 활쏘기의 좋은 점을 알려주고 때로는 활도 선물하면서 국궁을 적극 권하고 있다. 육군 참모총장기 궁도 대회를 10년 이상 후원하는 등 국궁 보급에 애쓰다 보니 '국궁 전도사'란 별명도 얻었다.
내가 국궁 전도사를 자처한 이유는 단순히 활쏘기의 운동 효과 때문만이 아니다. 활은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무기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은 칼, 중국은 창이 대표적인 무기라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기는 활이라는 사실은 수많은 고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구려를 창건한 주몽, 안시성에서 당 태종의 눈을 맞힌 양만춘 장군, 흔들리는 배 위에서 적장의 머리를 명중시킨 이순신 장군 등 유명한 장군은 거의 예외 없이 명궁이었고, 문관과 선비까지 활쏘기로 심신을 수양하는 등 우리나라 무예의 기본이 활쏘기였다.
2006년 영화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의 리처드 테일러 대표를 만나 활과 관련된 우리나라 전쟁 역사를 들려주고, 직접 국궁을 쏘아보도록 체험을 시켜줬더니 매우 흥미로워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활쏘기를 즐기는 것이었다. 귀국 후 얼마 뒤 테일러 대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엘프 궁사 레골라스(올랜도 블룸)가 영화 촬영 때 사용한 활에 피터 잭슨 감독과 함께 사인을 해서 보내줘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활쏘기는 경영의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나는 그것을 '국궁 경영'이라고 말한다. 활쏘기에는 8단계가 있다. 발디딤, 몸가짐, 살먹이기, 들어올리기, 밀며 당기기, 만작(滿酌·정조준), 발시(發矢), 잔신(殘身·화살은 몸을 떠났지만 마음은 떠나면 안 된다)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만작은 활시위를 팽팽하게 잡아당겨 에너지를 모아 가장 좋은 발시의 기회를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경영에서 새로운 투자를 할 때는 시장 상황과 경쟁 업체 현황, 목표점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해 철저히 정세 판단을 한 뒤, 마지막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신중하되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
또 화살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시위를 최대한 뒤로 당겨야 하고 물러서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사업에서도 중·장기적인 안목과 타이밍이 그만큼 중요하다. 중요한 순간에는 집중하고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다시 점검해 이후 결정적인 순간에 제대로 추진력을 내야 한다.
나는 선친에게 도시가스 중심의 에너지 사업을 물려받았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이미 10여년 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몽골 등 해외 진출을 시작했고, 폐기물을 활용한 에너지 사업 등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려고 노력했다. 창업투자회사, 에너지플랜트, 문화 콘텐츠 분야 등 새로운 분야 진출 때에도 이 같은 국궁의 사이클과 같은 투자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큰 리스크는 피하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한다.
국궁을 하면서 접했던 선조들의 희생정신과 국가관에 영향을 받아 기업 경영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코리아추진위원회 위원장,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장, APEC 기업인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 의장 당선자로서 우리나라 국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십견이라는 예기치 않은 질환 때문에 시작한 국궁은 그 이후 지금까지 나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된 것이다.
나는 요즘에도 만나는 지인들에게 활쏘기의 좋은 점을 알려주고 때로는 활도 선물하면서 국궁을 적극 권하고 있다. 육군 참모총장기 궁도 대회를 10년 이상 후원하는 등 국궁 보급에 애쓰다 보니 '국궁 전도사'란 별명도 얻었다.
내가 국궁 전도사를 자처한 이유는 단순히 활쏘기의 운동 효과 때문만이 아니다. 활은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무기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은 칼, 중국은 창이 대표적인 무기라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기는 활이라는 사실은 수많은 고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구려를 창건한 주몽, 안시성에서 당 태종의 눈을 맞힌 양만춘 장군, 흔들리는 배 위에서 적장의 머리를 명중시킨 이순신 장군 등 유명한 장군은 거의 예외 없이 명궁이었고, 문관과 선비까지 활쏘기로 심신을 수양하는 등 우리나라 무예의 기본이 활쏘기였다.
2006년 영화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의 리처드 테일러 대표를 만나 활과 관련된 우리나라 전쟁 역사를 들려주고, 직접 국궁을 쏘아보도록 체험을 시켜줬더니 매우 흥미로워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활쏘기를 즐기는 것이었다. 귀국 후 얼마 뒤 테일러 대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엘프 궁사 레골라스(올랜도 블룸)가 영화 촬영 때 사용한 활에 피터 잭슨 감독과 함께 사인을 해서 보내줘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활쏘기는 경영의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나는 그것을 '국궁 경영'이라고 말한다. 활쏘기에는 8단계가 있다. 발디딤, 몸가짐, 살먹이기, 들어올리기, 밀며 당기기, 만작(滿酌·정조준), 발시(發矢), 잔신(殘身·화살은 몸을 떠났지만 마음은 떠나면 안 된다)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만작은 활시위를 팽팽하게 잡아당겨 에너지를 모아 가장 좋은 발시의 기회를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경영에서 새로운 투자를 할 때는 시장 상황과 경쟁 업체 현황, 목표점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해 철저히 정세 판단을 한 뒤, 마지막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신중하되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
또 화살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시위를 최대한 뒤로 당겨야 하고 물러서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사업에서도 중·장기적인 안목과 타이밍이 그만큼 중요하다. 중요한 순간에는 집중하고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다시 점검해 이후 결정적인 순간에 제대로 추진력을 내야 한다.
나는 선친에게 도시가스 중심의 에너지 사업을 물려받았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이미 10여년 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몽골 등 해외 진출을 시작했고, 폐기물을 활용한 에너지 사업 등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려고 노력했다. 창업투자회사, 에너지플랜트, 문화 콘텐츠 분야 등 새로운 분야 진출 때에도 이 같은 국궁의 사이클과 같은 투자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큰 리스크는 피하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한다.
국궁을 하면서 접했던 선조들의 희생정신과 국가관에 영향을 받아 기업 경영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코리아추진위원회 위원장,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장, APEC 기업인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 의장 당선자로서 우리나라 국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십견이라는 예기치 않은 질환 때문에 시작한 국궁은 그 이후 지금까지 나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