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Move… 돈이 움직인다…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원자재에서 부동산으로
입력 : 2013.07.02 22:31
["돈 그만 풀겠다" 버냉키 선언 그 후, 세계경제 어디로]
美가 돈줄 조이기 시작하면 그동안 풀렸던 3兆달러 이동
신흥시장에 유입됐던 달러,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한국·대만 등은 그나마 유리… 브라질·인도 등 위기 가능성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가 돈을 그만 풀겠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주식과 채권, 외환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FRB가 미국을 넘어 세계의 중앙은행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FRB가 발행하는 달러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는 이른바 기축통화이다. 달러가 미국 제1의 단일 수출 품목이자 주요 국가들이 외환시장 방어벽으로 쌓고 있는 외환보유액의 60% 이상이 달러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사실 버냉키 FRB 의장의 언급은 어디까지나 전망에 입각한 예상 스케줄일 뿐이다. 미국 경제가 FRB가 전망하는 대로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올 하반기에 양적 완화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해서 내년 중반에 종료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으로 치면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겠지만 아직 브레이크를 밟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이미 FRB가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양적 완화 축소 이후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나길래 투자자들이 그토록 겁을 먹고 있는 것일까.
사실 버냉키 FRB 의장의 언급은 어디까지나 전망에 입각한 예상 스케줄일 뿐이다. 미국 경제가 FRB가 전망하는 대로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올 하반기에 양적 완화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해서 내년 중반에 종료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으로 치면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겠지만 아직 브레이크를 밟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이미 FRB가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양적 완화 축소 이후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나길래 투자자들이 그토록 겁을 먹고 있는 것일까.
①국채·원자재 시장 타격 불가피
가장 큰 변화는 말 그대로 돈의 흐름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적 완화 이후 FRB가 풀어놓은 3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돈이 새로운 투자처를 향해 움직이는 '머니 무브(Money move)'가 시작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동안 안전자산인 국채와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던 돈들이 빠져나와 향후 추가 상승이 예상되거나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주식 또는 부동산 등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모두 수혜를 보는 것은 아니다. 양적 완화 축소로 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면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좀 더 꼼꼼히 따져 저평가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이다.
지금까지 금리가 낮은 선진국을 떠나 수익률이 높은 신흥시장국으로 유입됐던 자금은 선진국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
②신흥시장 간 옥석 가리기 본격화
막대한 돈이 국경을 넘나들면 사고가 터지기 마련이라는 점은 역사를 통해 증명돼왔다. 신흥시장국은 머니 무브 과정에서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저금리의 화폐를 빌려 고금리 자산을 매입하는 거래)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주가와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반면 환율이 급등하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식의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국지적 위기가 확산하면 글로벌 위기로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신흥시장국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외환보유액 등 위기 대응 능력에 따라 신흥 시장 간 차별화가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대만·싱가포르 등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브라질과 인도·인도네시아·터키 등은 위기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
마찬가지로 선진국들이라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유럽 일부 국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취약해진 재정과 정부 부채로 인해 재정 위기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재정 위기로 국채 가격이 급락(채권 금리 상승)할 경우 은행 위기까지 겹치면서 성장률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급등할 것이다. 이때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나타난 것처럼 국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정권이 바뀌는 정치적 불안도 발생할 수 있다.
③불황형 디플레이션에 대비해야
출구 전략이 시작되면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던 인플레이션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돈을 회수하는 출구 전략 모드로 진입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특히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재정위기국들은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거나 0~1%대에서 움직이는 일본식 장기불황형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흥시장국들도 유입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국내 유동성이 줄어들어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풀릴 대로 풀린 돈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데다 달러가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브라질과 인도·러시아 등은 이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고 10%대까지 치솟고 있어서 성장보다 물가안정 쪽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돌리고 있다.
돈이 넘쳐날 때는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도 흥청망청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돈줄이 마르기 시작하면 누구나 기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수익성과 안전성은 물론 위기 및 인플레이션(또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훨씬 더 꼼꼼하게 따지고 짚어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말 그대로 돈의 흐름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적 완화 이후 FRB가 풀어놓은 3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돈이 새로운 투자처를 향해 움직이는 '머니 무브(Money move)'가 시작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동안 안전자산인 국채와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던 돈들이 빠져나와 향후 추가 상승이 예상되거나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주식 또는 부동산 등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모두 수혜를 보는 것은 아니다. 양적 완화 축소로 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면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좀 더 꼼꼼히 따져 저평가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이다.
지금까지 금리가 낮은 선진국을 떠나 수익률이 높은 신흥시장국으로 유입됐던 자금은 선진국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
②신흥시장 간 옥석 가리기 본격화
막대한 돈이 국경을 넘나들면 사고가 터지기 마련이라는 점은 역사를 통해 증명돼왔다. 신흥시장국은 머니 무브 과정에서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저금리의 화폐를 빌려 고금리 자산을 매입하는 거래)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주가와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반면 환율이 급등하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식의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국지적 위기가 확산하면 글로벌 위기로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신흥시장국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외환보유액 등 위기 대응 능력에 따라 신흥 시장 간 차별화가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대만·싱가포르 등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브라질과 인도·인도네시아·터키 등은 위기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
마찬가지로 선진국들이라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유럽 일부 국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취약해진 재정과 정부 부채로 인해 재정 위기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재정 위기로 국채 가격이 급락(채권 금리 상승)할 경우 은행 위기까지 겹치면서 성장률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급등할 것이다. 이때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나타난 것처럼 국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정권이 바뀌는 정치적 불안도 발생할 수 있다.
③불황형 디플레이션에 대비해야
출구 전략이 시작되면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던 인플레이션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돈을 회수하는 출구 전략 모드로 진입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특히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재정위기국들은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거나 0~1%대에서 움직이는 일본식 장기불황형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흥시장국들도 유입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국내 유동성이 줄어들어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풀릴 대로 풀린 돈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데다 달러가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브라질과 인도·러시아 등은 이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고 10%대까지 치솟고 있어서 성장보다 물가안정 쪽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돌리고 있다.
돈이 넘쳐날 때는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도 흥청망청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돈줄이 마르기 시작하면 누구나 기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수익성과 안전성은 물론 위기 및 인플레이션(또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훨씬 더 꼼꼼하게 따지고 짚어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