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G2 리스크(美 돈줄 빨리 조이는 조짐·中 신용 경색 우려)'에… 종일 요동친 주가·환율·금리

G2(미국과 중국) 리스크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의 양적 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 발언과 중국의 그림자 금융(감독받지 않는 제2금융권) 단속으로 인한 금리 폭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가, 환율, 금리가 요동쳤다. 하지만 이후 미국 연준 위원들의 양적 완화 연기 발언, 중국 당국의 개입 등으로 안정을 찾는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8일 미국의 고용 호조 소식은 양적 완화 정책의 조기 시행 우려를 낳았고, 같은 날 중국에선 경제 성장 둔화 전망과 신용경색 우려가 고개를 다시 내밀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이나 올랐고, 채권시장에선 금리가 뛰었고, 주가는 하락했다. 이른바 트리플(주가, 환율, 금리) 약세가 재연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G2 리스크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종은 세종대 교수는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이 중국 정부 뜻대로 마무리되면 중국 경제가 더 건실해져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도 결국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는 뜻이므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발(發) 고용 호조에 다시 요동친 금리와 환율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아 미국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내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다만 오후 들어 정부가 회사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외국인이 단기 국채를 대거 사들이면서 금리 상승폭은 오전보다 크게 줄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한때 0.10%포인트 높은 3.05%를 기록했다가, 이보다 다소 내린 3%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에 진입한 것은 버냉키 발언으로 요동쳤던 지난달 21~25일을 제외하고는 1년여 만(작년 7월 11일·3.19%)이다. 외국인은 이날 3년 만기 국채 선물시장에서 1만562계약을 사들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장기채를 대거 내다팔면서 단기채는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원 오른 1152.3원으로 마감했다.

◇차이나 쇼크가 다시 등장한 증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0.9%) 떨어진 1816.85로 거래를 마쳤다. 다시 살아난 '차이나 쇼크'가 악재였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9포인트(2.4%) 급락한 1958.27로 장을 마감하며 다시 2000선이 붕괴됐다.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해 중국 22개 금융기관에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의 7.7%보다 0.2%포인트 낮은 7.5%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루이스 쿠이즈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경색이 중국의 위험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면서 "다만 정부가 재정과 환율정책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