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은퇴이야기] 7번방의 선물

올 상반기 관객 1200만명을 웃돌았던 인기 영화 '7번방의 선물'. 일곱 번 울기 때문에 제목에 7자를 넣은 것 같다는 감성적 반응에서부터 교도소의 삶을 너무 미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영화 한 편이 사형 제도 폐해를 각인하는 데 수만명의 서명운동보다 지대한 공로를 하였다는 반응까지 각양각색 반향을 불러왔다.

영화 속 용구는 하나밖에 없는 딸 예승이의 안전을 위해 무모하게 목숨을 내놓는다. 용구처럼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살아오다 아무런 준비 없이 50대에 은퇴하는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들은 우리 주변에 흔하다. 현실적으로도 아버지들은 은퇴 후 안식을 갖기보다는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며 실질적 은퇴 연령은 71.4세로 멕시코 다음으로 오래 일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건강 수명은 71세이니, 건강이 허락하는 한 생계를 위해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노후 4苦(무위, 빈곤, 병, 고독)를 깨뜨리기 위해 필요한 인생 이모작 핵심 키워드를 '7번방의 선물'에서 찾아본다.

◇은퇴 후 재취업 성공하기 위한 러키세븐

영화의 시작은 성인이 된 예승이(박신혜)가 찾아가는 예전 큰집(교도소) 삼촌들의 재취업 현장이다. 이들은 밀수, 사기, 자해 공갈, 소매치기라는 직업에서 벗어나 목사, 반주자, 박수무당과 조수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중 밀수범에서 목사로 변신한 방장 오달수의 인생 새 출발은 압권이다. 오달수는 예승이를 감방에 데리고 오는가 하면, 용구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나선다. 또한 동화책을 읽어 달라는 예승이의 성화에 한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른다는 고백을 하고 예승이에게 한글을 배운다. 그의 에피소드는 슬픔 가득한 영화 속에서 박하사탕 같은 시원함을 안겨준다. 영화 속 오달수에게 배울 수 있는 재취업 성공 키워드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다.

①고백하라

예승이가 동화책을 읽어달라는 성화에 오달수는 문맹을 고백한다. 재취업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솔직하게 대화하고 동의를 구하라. 특히 전 직장보다 크게 열악한 곳일수록 꼭 가족에게 미리 알려 동의를 구하는 것이 좋다.

②도움을 청하라

오달수는 모르는 글자를 배우기 위해 도움을 청한다. 구직 기관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구직 사실을 알려라. 병(病)을 널리 알리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구직도 주변에 알릴수록 재취업 문이 넓어진다.

③자존심을 버려라

나이 어린 예승이에게 한글을 배우는 것처럼 재취업의 걸림돌이 될 학력, 나이, 배경 등은 잊어버리고 인생 초년생의 각오를 가져라.

④적극적으로 배워라

가장 좋은 재취업은 현재까지 쌓은 경력을 활용하는 것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인 오달수처럼, 현직에 있을 때 자격증이나 전문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놓아라.

⑤끈기 있게 도전하라

나이가 들면 한글을 깨치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듯 칠전팔기의 자세로 재취업에 도전하라.

⑥과거는 잊어라

오달수는 밀수범이라는 어두운 과거는 과감히 잊어버리고 목사라는 직업으로 새 출발을 했다. 재취업할 때의 자세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직장 생활은 깨끗이 잊어버려야 한다. 새 출발 후 금방 일을 그만두는 가장 큰 원인은 '왕년의 내가 이런 일을 하다니'라는 자조 때문이다.

⑦소득의 많고 적음을 생각하지 말라

누구나 노년에 겪어야 할 네 가지 고통(4苦)이 있다고 한다. 4고는 '무위(無爲), 빈곤(貧困), 병(病), 고독(孤獨)'을 말하는데, 이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 바로 일이다. 일을 하면 무료함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 소득이 있으니 빈곤에서 벗어나고, 규칙적 식사와 출퇴근으로 병을 멀리할 수 있다. 또 직장 동료들과 접촉해 노후의 가장 큰 복병인 고독을 해소할 수 있다. 직업의 귀천을 떠나 은퇴 후 일할 곳이 있다는 것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