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친구야

"넌 꼭 동화 속 '빨간 망토' 같구나."

어린 시절 독일 외할머니 댁에 놀러가 전나무 숲을 뛰어다닐 때, 작가는 주변 사람들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외동딸로 자란 그녀에게 동화 속 인물과 동물들만이 유일한 친구였다. 어른이 돼 미술학교를 졸업한 작가는 어린 시절 친구들을 하나둘 화폭에 옮겨놓는다. 빨간 망토, 고양이, 올빼미, 곰, 그리고 사슴….

탈리 레테(50) 개인전 '비밀의 화원'이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린다. 중국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란 레테는 유럽·미국·일본 등지에서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이야기가 쏟아질 듯한 귀여운 일러스트가 장기. 국내에서도 아트 상품, 그림책 등이 소개되며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정작 원작(原作)을 접할 기회는 드물었다. 전시에는 유화, 판화 등 80여점이 나온다. (02)726-4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