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돌아! 고향으로 돌아가 잘 살렴"

"제돌이가 4년 만에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가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야생 적응 훈련 책임을 지고 밤낮 없이 지켜본 김병엽(47) 제주대 교수는 17일 제돌이의 방사에 대해 성공을 낙관했다. 지난 2009년 포획돼 서울대공원에서 생활해온 제돌이는 18일 오후 2시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공연에 이용됐던 돌고래 '춘삼이'와 함께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 방사된다.

김 교수는 "지난 5월 11일 제돌이가 서울대공원에서 제주로 이동한 후 야생 생활 적응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시켜왔다"며 "최종 방사 결정은 고래연구소와 서울대공원, 이화여대, 건국대학교 등 전문연구기관이 참여해 외관검사, 건강정밀검사, 놀이 행동, 수면 휴식, 잠수 시간, 먹이 포획 능력 등 모든 종합검사를 벌여 확정했다"고 말했다.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어민의 그물에 포획된 이후 돌고래쇼에 이용되는 동안 죽은 고기를 먹고 비좁은 수조 안에서 생활하면서 야생성이 떨어져 있었죠. 하지만 야생 생활 적응 훈련을 받으면서는 살아 있는 먹이만 먹고 잠수 시간도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야생 돌고래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제돌이가 김녕 가두리에서 최종 훈련을 받는 도중 8차례에 걸쳐 야생 돌고래 무리가 주변에 나타났고, 이 가운데 3차례는 가두리까지 다가와 제돌이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했다.

야생에 방사된 이후에도 제돌이와 춘삼이에 대한 관찰과 연구는 지속된다. 김 교수는 "제돌이와 춘삼이의 등지느러미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뒤 각각 숫자 '1', '2'라는 표식을 했다"면서, "방사 후 3개월간 먹이구걸, 무리 행동 등을 평가해 야생 방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불법포획된 돌고래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방사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제돌이'와 함께 해상가두리에서 야생 훈련을 받던 중 지난달 22일 찢어진 가두리 그물망 사이로 빠져나간 삼팔이(D-38)가 돌고래 무리와 섞여 생활하는 것이 서귀포 앞바다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나오미 로즈 국제포경위원회(IWC) 과학위원은 "한국은 제돌이 방사를 계기로 해양생물 보호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