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 난립 아웃도어 업계 "캠핑市場에 미래 건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캠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주5일제와 레저 문화의 확산으로 캠핑용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크게 늘고 있는 캠핑족(族)을 겨냥한 것이다.

노스페이스를 제작하는 영원무역의 자체 아웃도어 브랜드인 영원아웃도어는 18일 "텐트를 구매한 고객들이 강원도 원주시와 전남 곡성에 있는 영원아웃도어 캠핑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매장 방문을 통해 신청하면 11월까지 캠핑장 사용이 가능하다.

블랙야크도 이달 20일부터 한 달간 서울시와 함께 여의도, 뚝섬에서 텐트 4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캠핑장을 운영한다. 작년 40여개 캠핑용품을 출시해 100억원 매출을 올린 블랙야크는 올해 품목을 80여개로 늘리면서 매출액 목표도 약 두 배인 180억원으로 늘렸다. 작년 오토캠핑용품을 출시한 밀레는 올해 제품 총량과 물량을 30% 늘려 캠핑시장에 도전한다.

이보다 앞서 코오롱스포츠는 작년 7월 아웃도어 업체 가운데 최초로 충북 괴산에 코펠, 버너 등과 24시간 온수를 사용할 수 있는 샤워실도 갖춘 캠핑장을 설치해 호응을 얻고 있다.

◇캠핑에서 성장동력 찾은 아웃도어 업체

아웃도어 업체가 캠핑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불황에도 이례적으로 몸집을 불려온 아웃도어 시장이 이젠 등산복 중심에서 캠핑용품 중심으로 축이 옮아가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등산복 중심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09년 무렵부터 매년 30%씩 성장해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큰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시장 성장과 더불어 신규 브랜드들이 줄이어 론칭하는 바람에 국내외 브랜드 100여개가 난립할 만큼 시장 과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엔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나 사업을 접는 아웃도어 브랜드도 생겨나고 있다. 작년 12월 패션·액세서리 업체 F&F가 아웃도어 브랜드 '더 도어' 사업을 론칭 10개월 만에 중단했는가 하면 LS네트웍스도 올해 4월에 작년 론칭한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픽퍼포먼스'를 접었다.

반면 캠핑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코오롱스포츠 윤재은 본부장은 "과거엔 동호회를 중심으로 즐기던 캠핑문화가 주5일제와 주5일 수업으로 인해 가족 중심으로 바뀌면서 가족 단위 캠핑 인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캠핑 관련 산업도 성장 중이다. 연이은 장마에도 이번달 이마트 캠핑용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2.6% 늘었다.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이동형 캠핑장치를 차에 싣고 다니기 위해 트레일러 면허 시험을 보는 응시자들도 최근 1~2년 사이 매년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 상당수는 원래 캠핑 용품을 주로 취급했다. 그러다 1991년 국립공원 내 취사가 금지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돈 안 드는 취미 활동으로 등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등산복 위주의 아웃도어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바꾼 것이다. 박용학 밀레 이사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맞아 캠핑붐이 불면서 다시 본래 사업으로 회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구매 사이트로 저렴하게 캠핑용품 구매

캠핑 용품은 텐트·코펠 같은 기본 제품부터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는 휴대용 스피커나 호롱불 느낌이 나서 분위기를 돋우는 데 좋은 특수 랜턴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최근에 대형마트 등에서 인기를 끄는 용품은 야외에서 햇빛을 가리는 데 좋은 그늘막과 야외용 의자, 5~6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가족 테이블 등이다. 의자는 5만~10만원대, 가족 테이블은 30만원대다. 마트나 캠핑용품 판매점에서 여러 종류 상품을 접할 수 있지만,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면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공동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최고 30%까지 싸게 구매할 수 있다.

또 캠핑용품 공동 구매 사이트를 통하면 원하는 상품을 직접 디자인한 뒤 제조업체에 제작을 의뢰할 수도 있다. 동호회에 가입한 뒤, 최소 인원이 모이면(텐트의 경우, 50명 이상) 단체로 제조업체에 주문을 넣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