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비욘세… 스타는 절대 말 안 들어요"

"마이클 잭슨에게 끊임없이 얘기하고 또 얘기했어요. 더 이상 함께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친구였거든요. 그렇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았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얼굴에 손을 댔지요. 원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나 마이클 잭슨, 비욘세 같은 빅 스타들은 절대 말을 듣지 않아요."

현대 미국 흑인 음악의 대부(代父)는 귀가 잘 안 들리고 걸음이 불편해 보였으나 소탈한 달변가였다. 그래미상 후보에 79번이나 오르고 그중 27번을 수상한 퀸시 존스(80)는 14세 때부터 레이 찰스(2004년 작고)와 평생 친구였고, '노래 신동' 마이클 잭슨을 세계적 스타로 끌어올린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트럼페터다. 그는 25일 CJ E&M과 '글로벌 뮤직 파트너십' MOU를 체결했다. 한국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데 적극 도와주겠다는 내용의 협약이다. 이날 체결식이 열린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에는 프랭크 시나트라(98년 작고)가 40년간 끼다가 물려준 금반지가 끼어져 있었다.

―2011년 처음 한국에 오기 전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던데.

"CJ 덕분에 K 팝과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나는 열여덟 살 때 '문화는 음식과 음악, 언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 어느 나라에 가든지 그 세 가지를 배우려고 애쓴다. 현재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답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바(스웨덴 그룹)나 조니 할리데이(프랑스 배우)의 경우에서 보듯이, 외국인이 미국에서 크게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한국 음악에 맞춰 모든 미국 젊은이들이 춤추고 있지 않나."

―'한 해 아카데미상 2개를 받은 최초의 미국 흑인'처럼 '최초의 미국 흑인' 타이틀이 많은데.

"'첫 흑인'이라는 것은 그때까지 유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인종적인 문제가 더 많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 재즈 밴드 '더 존스 보이스' 시절 '음악'과 '음악 비즈니스'는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던데.

"그때 유럽 투어를 떠났다가 엄청난 빚을 져서 갚는 데 7년이 걸렸다. 많은 실수를 했고, 그로부터 더 많은 걸 배웠다. 뭔가 배우려면 실수가 필요하다."

―당신은 음악인인가, 음악 비즈니스맨인가.

"물론 음악인이다. 나는 단 한 번도 돈과 명성을 추구해본 적이 없다."

―라이오넬 햄프턴(피아니스트)과 활동하려고 대학(실린저 하우스·현 버클리음대)을 중퇴했다. 요즘도 그런 젊은이들이 있다. 중퇴를 권하겠나.

"열다섯 살에 햄프턴 밴드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그 밴드의 승합차에 타서 6시간 동안 고민했다. 그때 햄프턴 부인이 '몇 살이냐'고 물었다. '열다섯 살'이라고 하니까 '당장 학교에 가라'고 내쫓았다. 그래서 대학 다니던 열여덟 살 때 다시 들어간 것이다. 그때 햄프턴 밴드는 루이 암스트롱 밴드보다 훨씬 유명한 최고의 학교였다. 지금 젊은이들에겐 당연히 학교에 남으라고 할 것이다. 음악은 좌뇌와 우뇌,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써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이 있었나.

"늘 외우는 아버지의 말씀이 있다. '한번 시작했다면 마칠 때까지 멈추지 말라. 일이 크든 작든 잘할 수 없다면 아예 하지 말아라(Once a task has just begun, never leave it till it's done. Be the labor great or small, do it well or not at all).'"

―마이클 잭슨을 수퍼스타로 키운 비결은.

"느끼는 대로 했을 뿐이다. 뛰어난 보컬 코치를 붙여서 음압(音壓)을 키워줬고 사랑이든 여자든 어떤 대상과 관련된 노래를 부르게 했다. 나를 만나기 전에 그가 어떤 대상을 노래한 건 쥐와 관련된 '벤(Ben)'밖에 없었다."

―요즘 불법 복제 문제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나와 마이클 잭슨이 만든 음반 '스릴러'는 1억400만장이 팔렸다. 그런데 요즘 디지털 음원의 98%가 불법 복제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도덕의 문제이다. 보상받지 못하는데 누가 음악을 하겠는가."

―세계로 진출하고픈 한국 뮤지션들에게 조언한다면.

"당대 최고의 음악을 들어라. 세상엔 뛰어난 뮤지션과 엉망인 뮤지션 두 종류밖에 없다. 세계로 진출하려면 세계 관객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