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관광지로 변신한 우리 마을 담았죠"

"보소~. 와글와글 이야기 소리가 들리지예."

24일 부산 사하구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감내어울터 2층 갤러리. 이날 개막한 '감천문화마을신문 창간 1주년 기념 사진전'을 찾은 손판암(71)씨 등 마을신문 기자들이 작품 소개에 열을 올렸다. 10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는 마을신문 기자들이 '취재' 활동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구감우물, 감내 148계단, 골목 동사(動詞), 어안(魚眼)으로 본 감천, 비 오는 골목, 짚 공예, 눈 오던 날 등 모두 23점. 기자단 대표인 손판암씨는 "아마추어들이 1년간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흘린 땀의 결정체"라며 "좀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감천문화마을신문'은 작년 8월 창간했다. 주민기자단은 27명으로,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지금은 17명이 남아 신문을 만든다. 타블로이드판 4면으로 한 달에 한 번 발행한다.

마을기업 '감내분식' 팀장이기도 한 심명래(53) 기자는 "창간호에 '감내카페에서 헤즐럿 향기에 취해'란 기사를 썼는데 동네 인터넷 카페에 '마치 시를 읽는 것 같다'는 댓글이 실렸더라"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이후부터는 산문형 기사를 쓰고 있다"며 웃었다. 고교생 딸 2명을 둔 하재문(49) 기자는 "몇달 전 한 모임 행사를 따라가 취재했는데 기행문인지, 수필인지 정체불명의 글이 돼 신문에 실리지 못하고 '킬(kill)'당했다"면서, "그래도 주민들이 '신문 언제 나오노'라며 관심을 보이고, 딸들에게 맞춤법도 묻고 기사 내용도 조언받으면서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전시 첫날 찾아온 관객들은 "색감이 좋네" "봐라, 표정이 살아있네~" 하면서 감탄을 쏟아냈다. 감천문화마을은 최근 2~3년 사이 주민과 지자체, 그리고 예술가들의 협력으로 부산의 대표적 달동네에서 국제적 관광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알록달록 무지개색으로 칠한 지붕과 벽, 구불구불 미로 같은 골목길에다 조형물·갤러리·벽화 등이 더해지면서 '문화마을'로 거듭났다. 감천문화마을 방문객은 2011년 2만5000명에서 2012년 9만8384명으로 4배 가까이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 6월 말까지 17만8000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