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별 고용창출 실적 점검… '일자리 시계' 만든다

각 부처가 공약한 일자리 창출 개수를 2주~한 달 단위로 점검하고 집계해 이를 공개하는 일종의 '일자리 시계'가 만들어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현오석 부총리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 부처 내의 일자리 창출 실적을 일정한 주기별로 직접 챙기는 방안을 수차례 협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일자리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각 부처는 일자리 창출 실적을 부총리에게 보고하고, 부총리는 이를 나에게 보고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조치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통계청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일자리 증가 실적을 샘플로 조사해서, 이를 근거로 일자리 통계를 발표해왔다. 실제 고용시장에 얼마나 일자리가 늘었는지 샘플조사를 근거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에 기재부가 구상하는 방안은 각 부처가 정책 발표를 통해 약속한 일자리 창출 규모를 파악해, 과연 발표대로 성과가 나고 있는지 조사해서 실제로 정부가 만들어낸 일자리 숫자를 통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부 부처별로 일자리를 몇 개 만들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고, 부진한 부처를 재촉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가령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농식품 6차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매년 5000명의 여성과 노인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 지금까지는 이런 정책 발표 이후 실제로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됐는지 챙기지 않았다.

기재부는 새 정부 들어 발표된 정책들의 고용 창출 효과를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이런 '일자리 시계' 시스템이 가능한지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일자리의 경우 미국 뉴욕의 부채(負債)시계나 우리나라의 인구시계처럼 말 그대로 매일 수치를 바꿀 수는 없다"면서도 "최대한 주기를 당겨 2주나 한 달 간격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기재부 역할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기재부는 각 부처 차관급 고용 점검회의를 2주에 한 번씩 열어 경제부처 장관들이 논의할 굵직한 고용 현안을 미리 조율할 계획이다. 이미 첫 회의는 지난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렸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은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고용관계 장관회의'로 바꿔 일자리 현안을 정기적으로 논의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