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와 홍역, 곤지름의 공통점은?

습하고 더운 여름, 특히 휴가 기간이면 생식기 사마귀(곤지름)로 산부인과에 내원하는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생식기 사마귀는 곤지름, 콘딜로마 등으로도 불리며 대부분 성관계와 같은 밀접한 접촉으로 전파된다. 축축한 점막으로 주로 번지는 특성 때문에 여름철에 환자가 급증하는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휴가지의 다중이용시설 방문이나 물놀이 등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치료 전 질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부터

생식기 사마귀는 피부질환이라서 주로 눈이나 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외음부 피부에 생기지만, 잘 보이지 않는 깊숙한 항문 속이나 질 속에서도 발견된다. 치료를 받은 후에도 여러 차례 재발하고 피부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받는 스트레스는 매우 큰 질환이다. 이 때문에 생식기 사마귀를 평생 낫기 어려운 난치병 정도로 생각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환자도 가끔 볼 수 있다.

난치성 생식기 사마귀의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은 주로 인터넷으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아쉽게도 잘못된 정보가 많고 지나치게 병증이 심각하게 알려져 있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일이 많다.

◆ 재발? 수두·홍역처럼 면역력 키우면 괜찮아

생식기 사마귀는 본질적으로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즉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수두나 홍역 같은 다른 바이러스 질환처럼 한 번 생겨 앓은 후 낫고 나면 다시 재발하지 않고 좋아질 수 있다.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hpv는 우리 피부 표면에만 살고 있고,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면 더 이상 재발하지 않고 완치 된다. 여기서 완치는 완전히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지만, 더 이상 병을 유발하지 못하도록 면역력을 갖게 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수차례 재발을 경험한 환자라도 치료를 잘 받고 평균 3~6개월간 정기적으로 진찰받으면서 면역력을 키우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될 수 있는 질병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 발병 이력 있다면 ‘내 남자’도 검진받아야

생식기 사마귀의 치료에는 전기 소작술,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치료, 약물치료 등 국소적 치료방법이 주로 이용되는데, 면적이 넓거나 수가 많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 후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어진 후에도 원인균인 hpv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일정 기간 추적 검사를 통해 완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함께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성병에 대해서도 검사를 반드시 받아 보아야 한다.

또한 곤지름을 일으키는 타입은 아니지만, 다른 타입의 hpv는 남성에게 음경암, 항문암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남자친구나 배우자도 검사를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

◆ 곤지름 환자, 자궁경부암 백신 꼭 받아야

또한, 적극적으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등 예방을 위한 가다실과 같은 자궁경부암 백신은 아쉽게도 당장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식기 사마귀에 걸린 적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도 접종해 주는 것이 좋다. hpv에 취약한 체질이거나 중복 감염에 의해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식기 사마귀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과 다른 타입의 성병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글 =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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