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긍정 발언, 이스라엘은 그냥 넘기지 않아"

"일본의 영향력 있는 인사가 독일 나치 정권을 긍정하는 발언을 했다니 심히 유감스럽다."

투비아 이스라엘리(58)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 2일 서울 서린동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나치로부터 헌법 개정 수법을 배워야 한다"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최근 망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7일 귀국한다.

이스라엘리 대사는 "이스라엘은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에 대해 긍정하는 발언이라면 어떤 것이든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행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이스라엘과 같은) 아픔의 역사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리 대사는 아소 부총리의 발언을 숨겨진 발톱에 비유했다. 그는 "(아소 부총리가) 나치 관련 발언을 철회했다지만, 밖으로 삐져나온 발톱의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 "발톱이 할퀸 자국이 상처로 남아 있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이 오늘날 독일과 정상적인 관계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독일이 진심으로 (나치의 만행에 대해) 유대인들에게 사과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도 한국에 사과와 함께 적절한 보상을 할 때 한국이 역사의 페이지를 다음 장으로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스라엘리 대사는 "이스라엘은 한국과 그 주위를 둘러싼 북한·일본·중국 등의 관계를 보면서 이를 이스라엘의 안보에 참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위협에 항상 노출돼 있다. 불안정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항상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창조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국과 이스라엘 간 협력이 더 늘었다"면서 "한국에도 이스라엘처럼 정보기술(IT) 등 각 분야에서 많은 벤처기업이 대기업 사이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넘쳐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스라엘리 대사는 "창업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분명하다면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한 이스라엘 벤처기업 대부분이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