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손 들어준 오바마… 美, 삼성 견제 나섰다
입력 : 2013.08.05 03:10
삼성 특허 침해한 애플 제품, 美 수입 허용…
美대통령, 특허 심판기관에 26년만에 거부권
- 美, 노골적인 자국 기업 편들기
美 민주·공화당 등 정치권도 MS·인텔 등 IT기업들도 "오바마, 거부권 행사를" 요구
- 삼성이 부담스러운 미국
애플·노키아가 합쳐도 삼성전자 휴대폰 못이겨
애플 피해 크지 않은데도 오바마 이례적 거부권 행사
- 삼성 "유감"
美 정부가 특허전쟁 개입, 위험한 선례 될 가능성도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정에 대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국 대통령이 특허침해 심판기관인 ITC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26년 만의 일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 정치권이 노골적인 자국 기업 편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키로 한 ITC 결정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승인 불가 결정은) 미국 경제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ITC 판정은 효력을 잃었다.
애플은 "혁신을 지지한 미국 행정부에 박수를 보낸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 ITC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한 줄짜리 입장을 냈다.
◇"자국 기업 편들기 나선 미국 정부"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3년간 전 세계 9개국에서 30여 건의 특허 소송을 진행해왔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삼성전자는 애플을 베끼는 카피캣(Copycat·흉내쟁이)"이라며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고, 삼성전자는 "(애플에) 당한 만큼 갚아주겠다"며 맞소송에 나섰다.
이 중 삼성이 애플을 제소한 한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미국 ITC는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아이폰3GS·아이폰4·아이패드2 등 5개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금지 판정을 내렸다. 애플은 중국에서 제품을 조립해 미국으로 들여오는데 이를 금지한다는 결정이었다. 미국 기업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국 대통령이 특허침해 심판기관인 ITC 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26년 만의 일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 정치권이 노골적인 자국 기업 편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키로 한 ITC 결정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승인 불가 결정은) 미국 경제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ITC 판정은 효력을 잃었다.
애플은 "혁신을 지지한 미국 행정부에 박수를 보낸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 ITC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한 줄짜리 입장을 냈다.
◇"자국 기업 편들기 나선 미국 정부"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3년간 전 세계 9개국에서 30여 건의 특허 소송을 진행해왔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삼성전자는 애플을 베끼는 카피캣(Copycat·흉내쟁이)"이라며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고, 삼성전자는 "(애플에) 당한 만큼 갚아주겠다"며 맞소송에 나섰다.
이 중 삼성이 애플을 제소한 한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미국 ITC는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아이폰3GS·아이폰4·아이패드2 등 5개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금지 판정을 내렸다. 애플은 중국에서 제품을 조립해 미국으로 들여오는데 이를 금지한다는 결정이었다. 미국 기업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미국 행정부가 이를 뒤집은 논리는 "표준 특허는 법정에서 로열티를 따질 문제지, 수입 금지할 사안이 아니다"는 것이다. 표준 특허는 말 그대로 모든 휴대폰에 들어가는 기술. 표준 특허로 수입 금지를 하면 표준 특허권자의 권한이 너무 커져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간 애플이 주장한 논리와 같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자국 특허 심판기관의 판정까지 무시한 것은 자국 기업 보호에 우선 순위를 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 결정에 앞서 미국에서 이미 팽배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 4명은 최근 "판매 금지 승인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서신을 행정부에 보냈다.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오라클 등 미국 주요 IT기업들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런 움직임을 오바마 대통령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 정서가 깔려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휴대폰 1억700만대를 팔아, 2위 노키아(6100만대)와 3위 애플(3210만대)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애플·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앞세워 세계 IT 패권을 잡은 미국이지만,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장악력은 이제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과 관련, "미국 행정부는 유럽·아시아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미국 업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더욱 적극적이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공세에 나설까
이번 결정으로 애플은 삼성전자의 표준 특허 침해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만큼, 앞으로 삼성과의 특허 협상에서 '배짱'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으로선 특허 전쟁이 더욱 꼬일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한 줄짜리 입장만 내놓은 뒤 침묵하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전화 통화에서 "회사 공식 입장 이외에 사견을 얘기할 수 없다"며 "(향후 대응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선 미국 정부와 대립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삼성전자 측은 "법적으로도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자체에 대해 소송하는 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 있을 ITC 판정을 주시하고 있다. ITC는 이날 애플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제소한 사건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대상 제품은 갤럭시S·갤럭시S2·갤럭시넥서스·갤럭시탭10.1 등이다. ITC가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릴 경우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곤혹스러운 상황이 올 수 있다. 삼성 제품의 수입 금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의 자국 기업 편들기란 해외 여론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줬다"며 "특허 전문가들은 미국 행정부가 ITC 결정에 이처럼 개입한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가 민간기업 간 특허 전쟁에 개입하는 위험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자국 특허 심판기관의 판정까지 무시한 것은 자국 기업 보호에 우선 순위를 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 결정에 앞서 미국에서 이미 팽배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 4명은 최근 "판매 금지 승인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서신을 행정부에 보냈다.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오라클 등 미국 주요 IT기업들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런 움직임을 오바마 대통령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 정서가 깔려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휴대폰 1억700만대를 팔아, 2위 노키아(6100만대)와 3위 애플(3210만대)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애플·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앞세워 세계 IT 패권을 잡은 미국이지만,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장악력은 이제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과 관련, "미국 행정부는 유럽·아시아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미국 업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더욱 적극적이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공세에 나설까
이번 결정으로 애플은 삼성전자의 표준 특허 침해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만큼, 앞으로 삼성과의 특허 협상에서 '배짱'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으로선 특허 전쟁이 더욱 꼬일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한 줄짜리 입장만 내놓은 뒤 침묵하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전화 통화에서 "회사 공식 입장 이외에 사견을 얘기할 수 없다"며 "(향후 대응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선 미국 정부와 대립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삼성전자 측은 "법적으로도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자체에 대해 소송하는 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 있을 ITC 판정을 주시하고 있다. ITC는 이날 애플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제소한 사건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대상 제품은 갤럭시S·갤럭시S2·갤럭시넥서스·갤럭시탭10.1 등이다. ITC가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릴 경우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곤혹스러운 상황이 올 수 있다. 삼성 제품의 수입 금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의 자국 기업 편들기란 해외 여론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줬다"며 "특허 전문가들은 미국 행정부가 ITC 결정에 이처럼 개입한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가 민간기업 간 특허 전쟁에 개입하는 위험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