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稅制 개편안] 稅부담 커진 직장인, 체크카드 쓰고 '하이일드 펀드(신용등급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稅테크 하라

정부가 8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이 크게 줄어들게 됐지만, 동시에 세제 혜택을 늘리는 일부 항목도 신설됐다. 자신의 투자 상황에 맞게 세(稅)테크 전략을 꼼꼼히 짠다면 소득공제 축소로 입은 손해를 만회할 수도 있다.

◇하이일드 펀드, 절세 상품으로 각광

이번 세법 개정안을 통해 새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상품으로 '하이일드 펀드'가 꼽힌다. 하이일드 펀드는 정크본드(junk bond·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이 발행하는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정부는 이번에 '하이일드 펀드 분리과세' 조항을 신설, 투자금액 5000만원까지는 금융소득에서 분리과세 하기로 했다.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다른 소득과 합산(금융소득종합과세)해 최고 41.8%의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하는데, 내년부터는 하이일드 펀드 투자를 통한 소득에 대해선 다른 소득과 분리해서 15.4%를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BBB 이하 등급 비우량채를 30% 이상 편입하고,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최고세율(41.8%)을 적용받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하이일드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해 5%(25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기존의 세금은 104만5000원, 법 개정 이후에는 38만5000원으로 66만원의 세금을 아끼는 효과다.

신한은행 황재규 세무사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도 있으므로 절세 효과와 잘 비교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장기보유주택 매매는 2014년 말까지, 3000만원 이상 증여는 내년 이후에

자녀에게 3000만원을 초과하는 재산을 증여할 계획이 있다면 내년 이후로 증여를 미뤄야 한다. 현재는 성인이 된 자녀에게는 3000만원, 미성년자에게는 1500만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세법 개정 이후엔 이 금액이 5000만원(성인), 2000만원(미성년)으로 늘어난다. 예컨대 자녀에게 6000만원을 증여할 때 내년 1월 이후 증여하면 5000만원을 공제받고 남은 1000만원에 대한 증여세 1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1가구1주택이라도 9억원이 넘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경우라면, 2015년 1월 1일 이전에 파는 것이 낫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년간 최대 80%를 공제해 줬는데, 앞으로는 공제율이 최대 60%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김명준 우리은행 세무팀장은 "예컨대 10년 전 7억원에 구입한 주택이 현재 15억원이라면 현재는 1000만원가량의 세금을 부담하지만 법 개정 이후엔 3000만원가량으로 세 부담이 3배가량 늘어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줄어드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15%에서 10%로 낮아지지만, 체크카드로 곧바로 갈아타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팀장은 "카드를 즉시 바꾸기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와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의 이득을 잘 비교해야 한다"고 했다.

연봉 6000만원 이상 소득자(세율 24% 적용)가 연간 2000만원을 카드로 결제할 때 신용카드를 유지하면 13만2000원을 소득공제 받지만, 체크카드로 바꾸면 39만6000원을 공제받아 26만4000원이 이득이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각종 할인·혜택 금액이 신용카드보다 비교적 적은 편이다. 체크카드 소득 공제로 인한 세제 혜택이 적지 않으므로 체크카드로 바꾸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는 내년 1월 1일 사용분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