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주택 취득稅, 한시 감면 폭보다 더 낮추겠다"

국토부가 주택 취득세율을 지난 6월 말까지 한시 감면 혜택을 줄 때의 세율보다 더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법정 기본 취득세율은 4%이며 감면 혜택이 주어진 6월 말까지는 주택 가격에 따라 1~3%였다. 정부는 이를 영구 인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인하 폭을 논의 중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취득세는 최대한 많이 낮추려고 한다"면서 "8월 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감면 혜택을 줬을 때 인하율보다는 더 낮춰야 효과를 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취득세를 얼마나 낮출 것인지 관심이 많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많이 낮출수록 좋다. 기재부·안전행정부와 논의 중인데 8월 말에 발표할 계획이다. 내린 취득세율을 소급 적용할지는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다."

―국회에서 부동산 대책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개정안을 빨리 처리해 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야당이 반대하는 양도세 중과 폐지도 결국 서민을 위한 대책인데 이 점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전세난이 심각하다.

"지표만 보면 올해 상승률이 전국 2.6% 안팎으로 과거 5년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심각하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2년마다 전세 계약을 하기 때문에 2011년과 비교하면 10% 이상 오른 셈이라 체감 상승률이 높은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는 전세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 정상화를 통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해야 풀 수 있다."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진 것도 전세난을 부추긴다.

"지금은 전세하고 월세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월세 전환 수익률이 6%까지 떨어져 있는데 전에는 10% 이상이었다. 월세 전환율이 더 떨어져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 되면 주택시장 상황이 또 많이 달라질 것이다."(월세 전환율이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얻는 수익을 연 이자율로 따진 것.)

―전세 관련 추가 대책은 따로 없나.

"4·1 대책이 온전히 작동하면 추가 대책은 필요하지 않다. 월세 세입자에 대한 소득공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 저소득층에는 내년부터 가구에 따라 최대 30만원을 지원하는 '주택바우처'가 도움이 될 것이다. 100만가구가 평균 11만원 혜택을 받는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는 어떻게 보나.

"바람직하지 않다. 단기적으로 효과 있다 생각할 수 있지만, 전세가가 급등하고 임대주택 공급을 꺼리는 등 부작용이 크다. 세입자에게 오히려 불리하다."

―행복주택 계획은 주민 반발로 어려움이 많다.

"지구 지정을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역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듣고 여러 가지 해결책(유인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20만가구 공급 규모도 그대로 간다."

―도로·철도 등 사회 인프라(SOC) 예산을 줄이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민자(民資)를 활용한다든지, 산하 공기업이 자체 사업으로 인프라를 공급하는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을 연결하는 인프라보다는 대도시 내 불편을 개선하는 공사를 많이 하려 한다. 진행 중인 사업을 미루는 경우도 일부 있을 수 있다."

―수도권 GTX(광역급행철도)는 어떻게 돼가나.

"KDI(한국개발연구원)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곧 나온다. 공사비가 많이 들긴 하지만 GTX가 개통하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탄 같은 곳은 특히 그렇다."

―4대강 관련 감사원 감사를 어떻게 보나. 환경부와 의견이 엇갈린다.

"환경부 장관 발언(녹조)에 대해서는 답변 안 하겠는 게 낫겠다. 보를 철거하는 문제는 지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총리실 주도로 조사할 거니까 그 결과를 따르겠다."

―도시 재생 사업은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

"기존 재건축·재개발처럼 싹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도시 계획은 부작용이 많다. 경기가 안 좋으면 사업을 추진하기도 어렵다. 원주민이 그대로 거주할 수 있게 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도시 재생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도시 재생 선도 지역을 수십 곳 지정해 총 5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로 지방 소도시가 대상이다."

―산하 공기업 기관장들 거취는.

"임기가 남았어도 교체할 수 있다.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