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그림 빼닮은… '서울花木園' 짓는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여의도 공원 2배 규모인 대형 공원(50만3431㎡)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인 마곡·가양동 일대에 2016년 12월 '서울화목원(花木園·조감도)'을 조성하고, 5000여종 이상의 식물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보타닉 파크(Botanic Park·식물원과 결합한 공원)'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식물원은 한 도시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데, 서울엔 대표적인 식물원이 아직 없었다"며 "서울 화목원을 미국의 브루클린 식물원, 영국의 위슬리 가든, 싱가포르의 가든스더베이와 같은 명소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의 6만㎡ 넓이 식물원에는 온실, 식물도서관, 가드닝센터가 들어선다. 시민들은 식물원에서 각종 정원 가꾸기 체험을 하며 휴식을 누릴 수 있다. 또 열린숲마당은 지하철9호선 마곡나루역, 인천공항철도, LG문화센터와 연결돼 시민의 휴식 공간이 된다. 호수공원에는 상업 시설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등 물놀이 공간이 지어진다. 생태계 변화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생태천이원(生態遷移園)도 조성된다.

서울화목원은 '자연성'을 최대한 존중해 조성된다. 서울시는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鄭�·1676~ 1759)이 양천현령 시절 그린 '종해청조(宗海廳潮·오른쪽 그림)'에 나타난 옛 양천 지역의 풍광을 서울화목원에 재현할 계획"이라며 "인위적 개발을 줄이고 양천 지역의 언덕과 능선을 자연스럽게 살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인근 물재생센터에서 나오는 재생수, 지하철 용출수, 빗물 등이 공원 내에서 자연스럽게 돌 수 있도록 '물 순환체계'도 구축한다. 서울시는 "이렇게 공원 내부의 습지와 복합저류지가 활성화되면, 공원 자체가 하나의 작은 '생태계'가 돼 스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공원이 강서생태습지공원 및 2017년부터 조성되는 궁산 그린웨이와 연결되고, 2028년 공원화되는 서남물재생센터와 이어지면 세계적 규모의 '그랜드 파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생태공원인 서울화목원이 안정화되는 2028년엔 주변의 궁산·우장산·개화산·수명산 구역과 연계돼 184만㎡ 면적의 세계적 공원지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의 예산 1533억원이 투입되는 서울화목원이 완성되면 인근 7개 자치구 주민 320만4000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