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를 카지노에서 도박만 즐기는 도시로나 안다면, 그건 마카오를 제대로 여행해보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물론 마카오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카지노가 몰려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1999년 중국에 반환되기 전까지 400여년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는 중국과 포르투갈은 물론 세계 여러 문화가 흘러들어 뒤섞이면서, 동양 속 유럽인 듯 혹은 유럽 속 동양인 듯 독특한 색채를 띠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축제가 연중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특히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마카오를 대표하는 이벤트가 몰려있다.
물을 채워 만든 특별 무대에서 펼쳐지는‘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마카오정부관관청 제공
◇국제불꽃놀이대회(9월 14·19·21·28일, 10월 1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꽃 축제 중 하나로,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정확히는 불꽃놀이 경연 대회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초대받은 세계 10여 국가 대표팀이 매주 토요일과 추석 당일 2팀씩 나와 준비한 불꽃놀이를 선보인다. 마지막 날인 10월 1일 어느 팀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펼쳤는지 선정한다. 한국도 매년 한 팀씩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올해는 9월 19일 밤 9시 40분 한국팀이 불꽃놀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회는 마카오의 랜드마크 건물인 마카오타워 앞 바다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불꽃놀이를 가장 잘 감상하려면 마카오타워에 올라가야 한다. 꼭대기에 있는 360도 회전 레스토랑 '360카페'에서 저녁 식사를 뷔페로 즐기면서 바로 코앞, 눈높이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1층 야외 테라스에 마련된 바비큐 뷔페에서 이벤트와 함께 볼 수도 있다. 단 바비큐 뷔페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고해 예약해야 한다. 마카오타워가 아니더라도 인근 남반·사이반 호수 등 어디든 폭죽이 터지는 장관을 감상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마카오정부관광청이 호수 인근에 먹거리 장터 등을 마련해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마카오타워www.macautower.com.mo
올해로 25주년 맞는‘마카오 국제불꽃놀이대회’. / 마카오정부관관청 제공
◇마카오국제음악축제(10월 2일~11월 3일)
20개가 넘는 음악 공연·이벤트가 돔페드로 5세 극장과 첨단 공연장, 공원, 교회 등 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는 바그너와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바그너의 '라인골트'와 베르디의 '아이다' 오페라가 공연된다.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과 함께 찾는 세계적 명성의 독일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함께 공연한다. 코리아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도 온다. 티켓은 지난 8월부터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마카오국제음악축제 www.icm.gov.mo/fimm,fimm@icm.gov.mo
베네시안 다이노소어 라이브./마카오정부관관청 제공
◇마카오 그랑프리(11월 9~10일, 14~17일)
올해로 60주년(Diamond Jubilee)을 맞아 더욱 성대하게 치러진다. 11월 셋째 주 치러지는 본 일정 이외에 둘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인 11월 9~10일에도 다채로운 경기와 행사가 열린다. 레이싱을 위해 따로 만든 길 대신, 일반 도로를 그대로 사용해 어렵기로 정평이 났다. 마카오 어디에서도 웅웅거리는 우렁찬 머신(machine·레이싱 전용 차량)의 엔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관중석에 앉지 않더라도 육교를 건널 때 발아래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머신을 보는 짜릿한 경험이 가능하다. 올해는 마카오 그랑프리 최초로 한국인 선수 출전이 예상돼, 국내 자동차 경주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카오 그랑프리의 꽃은 F3 경주이다. F3는 가장 높은 F1으로 승급하려는 선수들이 참여해 기량을 쌓는 대회로, 미하엘 슈마허 등 전설적 레이싱 선수들이 여기를 거쳐 최고 자리에 올랐다. 느긋하게 마카오 그랑프리를 알아보고 싶다면 '그랑프리 박물관'을 방문하면 좋다. 실제로 자동차 경주를 하는 듯한 시뮬레이션 게임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입장료가 없어 더 좋다. 마카오 그랑프리 www.macau.grandprix.gov.mo, 티켓 구입 www.macauticket.com, 그랑프리 박물관(Grand Prix Museum) Rua Luis Gonzaga Gomes 431(Tourism Activities Centre-CAT). 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