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22 04:00

[주말매거진] 홋카이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는 잘 보존된 자연환경으로 계절마다 특색 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겨울에 설국(雪國)으로 변하는 산과 들이 여름이면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초원이 된다. 한여름에도 평균기온이 23도 정도여서 쾌적한 환경에서 야생의 자연을 체험하는 고품격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도 장마가 없고 습도도 낮아 일본인들이 최고의 피서 휴양지로 꼽는다.

◇비에이와 후라노: 야생화 천국

홋카이도 중심부에 있는 비에이(美瑛)와 후라노(富良野)는 보라색 라벤더꽃 천지다. 야트막한 구릉을 따라 핀 라벤더꽃이 마치 양탄자처럼 깔려있다. 비에이는 광활한 초원에 아름다운 꽃과 군데군데 큼지막한 나무가 눈에 띄는 시골 마을이다. '세븐스타 나무'와 '켄과 메리의 나무' 등 볼거리도 많다. 청보리로 둘러싸여 있는 '철학의 나무'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에 담고자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의 풍경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는 일본 종단 여행 중 비에이의 아름다움에 빠져 이곳에 평생을 머물며 사진을 찍었다. 그의 사진은 갤러리 탁신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태양의 움직임과 계절이 바뀜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홋카이도 풍경이 담겨있다. 후라노는 동화 속 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홋카이도 중앙에 있어 '홋카이도의 배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 라벤더로 유명한 도미타 농장이 있다. 10만㎡ 터에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구릉을 보랏빛 라벤더와 갖가지 야생화가 뒤덮고 있다. 라벤더에서 뽑은 기름과 라벤더향이 가득한 방향제, 보디용품 등이 특산물이다.

◇구로다케산 트레킹

일본 홋카이도
3. 구로다케 능선에 피어 있는 벚꽃. 4. 후라노 평원에 피어 있는 야생화들이 융단처럼 펼쳐져있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손윤민 디지털조선일보 기자
홋카이도 중부 산악 지대에 있는 다이세쓰(大雪山)산 국립공원은 해발 2000m급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는 곳으로, 일본 전역 26개 국립공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수많은 봉우리와 분화구, 협곡과 폭포를 간직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제일 먼저 눈이 내릴 정도로 험한 지형이다. 9월 말 첫눈이 내려 다음 해 7월 말까지 쌓인 눈을 볼 수 있다. 원주민들은 '가무이민타라', 즉 '신들이 노니는 정원'이라고 부른다.

다이세쓰산 연봉 중 하나인 구로다케(黑岩·1984m)는 다른 산보다 비교적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소운쿄역에서 출발하는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구로다케산 1300m 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다시 1520m 지점까지 가는 2인용 리프트를 타고 15분 정도 올라가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한 지 10분쯤 지나면 무릎까지 쌓인 눈밭이 펼쳐진다.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푸른 숲과 하얀 눈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무릎까지 쌓인 눈 사이로 울창하게 자란 청록색 자작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이색적 모습이다. 구로다케는 다른 산과 다르게 정상 부근부터 눈이 녹기 시작한다. 그래서 고산식물과 야생화가 정상부에서 피기 시작해 차츰 산 아래로 내려온다. 녹은 눈 사이로 다이세쓰 투구꽃, 금매화, 북방나비난초, 노랑만병초, 앵초, 좀양지꽃 등 야생화가 눈에 띈다.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다이세쓰산 주봉이자 홋카이도 최고봉인 아사히다케(2290m)를 비롯, 도카치 연봉, 호쿠친다케, 오하치다이라 분화구 등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도카치 '천년의 숲'

도카치(十勝)에 있는 '천년의 숲'은 1000년이 된 숲이 아니라 앞으로 1000년 동안 잘 가꾸겠다는 숲이란 뜻이다. 인공적 조림(造林) 대신 도카치가 원래 갖고 있는 전통적 숲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지역 신문사 '도카치 마이니치'가 2008년부터 조성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인 숲을 바탕으로 인간이 만든 조각 등 예술작품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숲을 돌아보는 세그웨이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러브레터' 촬영한 오타루 운하

홋카이도의 서부 해안 도시 오타루(小樽)는 해운업이 발달한 1920년대 화물을 창고로 운반하려고 만든 도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러브레터'(1999) 배경인 오타루 운하는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인 유럽 분위기를 연출한다. 길이 1.3㎞, 폭 40m 물길을 따라 나란히 늘어선 옛 건물들은 현재 갤러리, 레스토랑, 골동품점으로 변신했다. 특히 석양이 아름답다. 노을이 지면 운하 산책로에 가스등이 불을 밝히며 서정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운하를 따라 늘어선 음악 완구 오르골과 유리 공예품 등이 볼거리다.

일본 홋카이도

여행수첩

홋카이도 중앙에 있는 토마무 리조트는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초고층 호텔이다. 이른 새벽 동이 트기 전 올라간 테라스에는 운해(雲海)를 보기 위해 올라온 이들로 가득하다.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산맥은 구름 속에 숨어 머리만 내밀고 있어 마치 바다에 떠있는 섬 같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 '물의 교회'도 자랑거리. 빛과 노출 콘크리트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표현했다.

홋카이도운수국(wwwtb.mlit.go. jp/hokkaido), JR홋카이도(www. jrhokkaido.co.jp). J-ROUTE(www.jroute .or.kr), 브라이트스푼(www.japaninside.kr, 02-755-5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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