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수도권) 공급 3년째 감소… 傳貰 구하기 내년도 힘들다
입력 : 2013.08.22 21:49
-입주량 줄 때마다 전세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 공급 축소
서울 올 하반기 물량… 2000년 이후 최저치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박모(35)씨는 서울에서 전셋집 찾는 걸 사실상 포기했다. 2개월간 주말마다 종로구·성동구·동작구 등 시내 곳곳의 10여개 단지를 돌아봤지만 찾아가는 공인중개사무소마다 "전세 물건이 없다"는 말만 했다. 전세 대신 보증부 월세(반전세) 계약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박씨는 "전세난이 하도 심하다고 해서 미리 집을 구하려고 했던 건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번에 전세를 구해도 2년마다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 거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올여름 수도권 전세난의 핵심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전세금이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전셋집을 아예 찾을 수가 없는 현상이 서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 전세 물건이 없다 보니, 어쩌다 나오는 전세는 가격이 훨씬 더 오르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박씨는 "전세난이 하도 심하다고 해서 미리 집을 구하려고 했던 건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번에 전세를 구해도 2년마다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 거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올여름 수도권 전세난의 핵심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전세금이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전셋집을 아예 찾을 수가 없는 현상이 서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 전세 물건이 없다 보니, 어쩌다 나오는 전세는 가격이 훨씬 더 오르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가을 이사철은 물론 내년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전세난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10년 이후 감소하고 있어 전셋집 공급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세 시장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전세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입주량 줄 때마다 전세난
새 아파트는 주택 시장에서 통상 전세 공급처로 여겨진다. 입주일이 되면 집값의 60%에 달하는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집주인들이 세를 놓는 경우가 많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샀거나 기존 살던 집을 팔지 못한 경우,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수도권 입주량은 2010년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인 탓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10년 16만9127가구였지만 이듬해 12만2372가구로 4만가구 이상 줄었다. 그해 수도권에서는 전세금이 평균 10% 이상 급등하는 전세난이 벌어졌다. 올해도 입주 가구수가 9만가구를 밑돈다. 입주량 감소가 전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내년엔 입주가 10만가구 선을 회복하지만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세 아파트 질(質)도 하락
양질(良質)의 전세 물건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것도 전세난의 한 원인이다. 최근 수도권 입주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개발이 본격화한 택지지구와 2기 신도시 등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된 중대형이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편의 시설이 부족해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다. 이 때문에 주인 없이 불 꺼진 아파트가 현재 1만5000가구에 달하는 상태다. 이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입주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세입자가 거주할 수 없다. 또 이런 단지 아파트는 세입자의 선호도도 크게 떨어진다.
◇입주량 줄 때마다 전세난
새 아파트는 주택 시장에서 통상 전세 공급처로 여겨진다. 입주일이 되면 집값의 60%에 달하는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집주인들이 세를 놓는 경우가 많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샀거나 기존 살던 집을 팔지 못한 경우,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수도권 입주량은 2010년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인 탓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10년 16만9127가구였지만 이듬해 12만2372가구로 4만가구 이상 줄었다. 그해 수도권에서는 전세금이 평균 10% 이상 급등하는 전세난이 벌어졌다. 올해도 입주 가구수가 9만가구를 밑돈다. 입주량 감소가 전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내년엔 입주가 10만가구 선을 회복하지만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세 아파트 질(質)도 하락
양질(良質)의 전세 물건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것도 전세난의 한 원인이다. 최근 수도권 입주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개발이 본격화한 택지지구와 2기 신도시 등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된 중대형이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편의 시설이 부족해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다. 이 때문에 주인 없이 불 꺼진 아파트가 현재 1만5000가구에 달하는 상태다. 이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입주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세입자가 거주할 수 없다. 또 이런 단지 아파트는 세입자의 선호도도 크게 떨어진다.
반면 선호도가 높은 서울 시내에는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3665가구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내년도 2만1904가구로 올해 연간 입주량보다 더 적다. 서울은 아파트 단지를 지을 만한 땅이 부족한 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위축되면서 새 아파트 공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월세 늘면서 전세 부족 심화
임대차 시장의 내부 변화도 전세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저금리 등으로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보증부월세(반전세)와 순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66%, 월세 비중은 34%였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전세 비중은 줄었지만 월세 비중이 39%로 5%포인트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비싼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 주택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고, 전세 세입자가 월세도 선택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것 같은 현재의 정책 흐름은 이미 쇠퇴하고 있는 전세 제도의 수요만 키워 전세금만 올린다"며 "단기적으로 공급이 어려운 만큼 월세 전환율(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얻는 수익을 연 이자율로 따진 것)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수요를 줄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월세 늘면서 전세 부족 심화
임대차 시장의 내부 변화도 전세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저금리 등으로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보증부월세(반전세)와 순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66%, 월세 비중은 34%였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전세 비중은 줄었지만 월세 비중이 39%로 5%포인트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비싼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 주택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고, 전세 세입자가 월세도 선택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것 같은 현재의 정책 흐름은 이미 쇠퇴하고 있는 전세 제도의 수요만 키워 전세금만 올린다"며 "단기적으로 공급이 어려운 만큼 월세 전환율(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얻는 수익을 연 이자율로 따진 것)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수요를 줄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