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증시 등락 반복하는 요즘… '롱숏 전략(상승·하락 종목 동시에 매매해 수익내는 방법)' 쓰는 한국형 헤지펀드 뜬다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헤지펀드는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외환, 파생상품 등 다양한 상품에 고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1949년 글로벌 금융시장에 처음 등장한 헤지펀드는 2011년 12월 국내에 도입됐다. 애초 당시 9개 운용사의 12개 펀드로 시작한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 7월 말 기준 14개 운용사 26개 펀드로 성장했다. 설정액도 같은 기간 1490억원에서 1조4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출범 초기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안정적 제도+시장 상황 맞물려 활황

헤지펀드가 자생적으로 성장한 외국과 달리 국내에선 '수탁고 10조원 이상인 종합자산운용사,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인 증권회사, 투자일임수탁고 5000억원 이상인 투자자문회사'만 헤지펀드 운용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의 조기 안착을 위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출발한 헤지펀드는 2012년 11월에 한 차례 진입 조건이 완화됐다. '모든 종합자산운용사,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인 증권회사, 투자일임수탁고 2500억원 이상인 투자자문회사'가 헤지펀드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미국의 조기 출구전략 시행 우려, 중국의 유동성 경색과 경기 둔화 흐름 속에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형 헤지펀드가 주식 투자의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헤지펀드는 투자 자산과 운용 전략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한국형 헤지펀드는 대부분 '롱숏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롱숏 전략이란 주식 매수 포지션(롱)과 주식 매도 포지션(숏)을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과 '숏'을 동시에 구사하는 '롱숏 전략'을 쓴다.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는 동시에,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은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공매도 전략을 구사한다. 빌려서 매도한 주식은 향후 주가 하락 시 빌린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시 매수해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에 이익이 발생한다.

대다수 종목이 상승하는 강세 국면에서는 숏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손해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처럼 지수가 제한적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이 교차하는 상황에서는 롱숏 전략이 유용하다. 또한 시장 하락 위험을 일정 부분 헤지(방지)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일반 펀드보다 시장 대응에 유리하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기 상황이 차별화되고, 가계 부채 심화와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 속에 수출과 내수산업 모두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롱숏 전략이 적극적인 수익 창출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통적인 자산들은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롱 온리'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롱숏 전략'은 다른 금융 상품과 비교해 보면 주식, 채권 시장의 전체적인 상황과 상관성이 낮은 특징이 있다. 따라서 한국형 헤지펀드와 일반 주식형 펀드 상품에 함께 투자하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주식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이 한국형 헤지펀드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유사한 운용 목표를 가진 ELS(주가연계증권)나 해외채권형 펀드 등에 비해 절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롱숏 전략'은 양쪽 방향에 대한 예측이 동시에 틀렸을 때는 그만큼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들의 실적을 보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안정적인 운용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롱숏 전략 외에도 헤지펀드의 운용 과정에서 투자 기회에 적극 참여하는 '이벤트 드리븐' 전략, 여러 자산의 상대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상대가치' 전략, 경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산가격을 예측하는 '매크로 전략' 등이 쓰이고 있다. 헤지펀드의 운용 특성상 종목 선정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해당 펀드의 주 전략은 무엇인지, 매니저의 과거 운용 성과는 안정적인지, 수탁고는 적절한지 꼼꼼하게 점검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5억원 이상 가입 가능… 환매 어려울 수도

한국형 헤지펀드는 사모형 상품으로 상품별로 가입방법 및 조건이 천차만별이다. 언제든 가입할 수 있는 헤지펀드도 있고, 지정된 기간에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증권사 PB를 통해 미리 헤지펀드의 가입 가능 기간을 확인하는 게 좋다. 운용 수수료는 상품별로 1~1.2%의 선취수수료와 1~2%의 투자신탁 보수가 청구된다. 또 결산 시에 성과 보수가 있다는 점에서 공모형 펀드와 다르다. 환매수수료는 지정 기간 이내에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50~70%이다. 가입과 마찬가지로 환매 가능한 시점이 지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가입자 연령 및 투자 경험에 따라 투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고, 파생상품투자 경력이 1년 이상 있어야 한다. 80세 이상은 가입이 제한된다. 최소 가입금액도 5억원으로 다소 높다. 조만간 당국에서 한국형 헤지펀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해 가입 조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