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베를린… 처음 보는 놈들이 나타난다

다음 달 6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박람회(IFA)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전자·IT 기업이 총출동해 새 제품과 기술력을 과시하는 행사다. 최근 전자업체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모바일 제품과 기존 가전제품의 융합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올해 IFA를 관통하는 주제는 '모바일'과 '스마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 스마트폰·태블릿PC 공개

모바일 부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스마트폰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이다. 삼성전자는 IFA 정식 개막 직전인 다음 달 4일 베를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이 제품을 공개한다. 5.9인치 화면이 탑재된 패블릿(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중간 정도로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IFA를 앞두고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손목시계형 제품 '갤럭시 기어'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부스를 따로 차린다. 지금까지는 스마트TV 등 다른 제품의 기능을 보여주기 위한 보조적 역할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왔으나 올해는 독립된 부스를 차린 것이다. 주력 전시 제품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G시리즈다. 지난 6일 공개한 스마트폰 'G2'와 함께 4분기 출시 예정인 8.3인치 태블릿PC 'G패드'도 전시한다.

최근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는 일본 소니도 IFA 기간 중 차세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i1'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2000만화소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하고 방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중국의 레노버가 퀄컴의 스냅드래곤800 칩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이번 IFA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HTC도 5.9인치 화면이 달린 패블릿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고화질 TV' 대중화 경쟁

전통적으로 TV는 IFA의 하이라이트였다. 가전 부문의 핵심 제품인 데다 큰 화면이 달려 있어 전시장에서 시각적으로 관람객들의 눈을 끌기 때문이다. 각 업체는 어떤 TV 제품이 이번 IFA에 나오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전시 제품의 구체적인 사양이나 품목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나 UHD(초고화질) TV 같은 차세대 고화질 제품들을 앞세워 기술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각 업체는 최근 이 제품들의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차세대 TV가 일부 부유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55인치 UHD TV 가격을 5500달러(610만원)에서 4000달러(444만원)로, 65인치짜리는 7500달러(832만원)에서 5500달러로 내렸다. 소니 역시 55·65인치 UHD TV 가격을 1000~1500달러 인하했다.

삼성전자·LG전자는 곡면 OLED TV 가격도 크게 낮추면서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 제품 모두 국내 출시 당시 판매가가 1500만원이었지만, 삼성이 먼저 990만원으로 내렸고 LG전자도 이에 맞춰 1090만원으로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달 999달러(110만원)짜리 UHD TV(50인치)를 개발한 중국 가전업체 TCL도 이 제품을 IFA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TV는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98인치짜리 UHD 상업용 디스플레이도 이번 IFA에 전시장에서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제품 3개를 이어 붙여 가로 3.7m, 높이 2.2m의 비디오 월(video wall)을 만들 계획이다. 경차 한 대보다 더 큰 크기다.

◇가전제품 키워드도 '스마트'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키워드는 '스마트'가 될 전망이다. IT 기술을 접목해 기능을 확장한 가전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로봇 청소기를 전시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청소기가 어디를 청소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TV 음향을 보다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는 '사운드 플레이트'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PC와도 연결할 수 있다. LG전자 HA(가전)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전시 규모를 3~4배로 늘렸다"며 "전시 콘셉트는 '스마트'를 잘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스마트 가전제품을 전시한다. '스마트홈'은 냉장고, TV, 스마트폰 등 여러 제품을 연동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탑재된 화면에 필요한 식재료를 입력하면 스마트폰 앱에도 목록이 떠서 장을 볼 때 잊지 않게 하는 식이다. NFC(근거리무선통신)를 활용해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바로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도 이번 전시에 나온다.

독일의 밀레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스템을 접목한 의류 건조기, 세탁기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제품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중소·중견기업들도 전시에 참가한다. 한국관에 22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중소기업들 역시 스마트폰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케이디랩·밸류플러스 등이 모바일 제품용 액세서리를 출품하고, 아롱엘텍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피부 수분 측정기를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