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자상거래 급증… 변화의 중심엔 '바링허우 세대(1980년대 태어난 신세대)'

지난 4월 빙그레는 중국 베이징에서 '오피스 어택(Office Attack)'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빙그레가 선발한 잘생긴 남성들이 회사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를 젊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배달해주는 내용이다.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기업 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대상자 100명을 선발했다. 주변 사람들과 나눠먹을 수 있도록 1명당 100개를 전달해 주변에 입소문을 내는 효과까지 노렸다. 또 현장에서 이벤트에 당첨된 여성들에게 우유를 전달하면서 다트 게임, 마술 등의 이벤트도 벌여 자연스럽게 행사가 온라인에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진출 이후 빙그레가 온라인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온 결과, 중국의 바나나맛 우유의 웨이보 기업 페이지는 9개월 만에 팔로어(follower)를 53만명 보유하게 됐다. 매출도 급상승했다. 2011년 10억원대였던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100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중국 진출 기업에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사업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의 온라인 마케팅 활동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2009년 3억명가량에서 올해 6억명에 육박한다. 전자 상거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아시아 IT 시장 전문 조사 기관 '테크 인 아시아'는 중국의 전자 상거래 시장 규모가 2010년 740억달러에서 올해 296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바링허우(八零後) 세대가 있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신세대다. 특히 개방적이고 소비를 주도하는 성향이 강해 이 계층을 공략해야 중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빙그레가 바나나맛 우유 이벤트를 벌인 것도 이런 계층이 한국에 관광을 왔다 이 상품을 보고 SNS에 후기 등을 올린 게 계기가 됐다. 저절로 이슈가 되자 웨이보에 기업 페이지를 만들어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돌입한 것이다.

기업들은 중국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PA(제조·유통을 일괄로 하는 의류업체)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대표적이다. 2002년 상하이에 1호점을 연 유니클로는 2005년까지 중국에서 7개 매장을 운영했다. 2008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과 제휴해 2009년 온라인 직영점을 열면서 성장세를 탔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 200여개와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결합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SNS에 게임을 결합해 온라인 사이트 방문을 유도하고, 게임 결과에 따라 할인 쿠폰을 발행해 주요 타깃층인 25~30세 안팎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매장에서도 오프라인에 없는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꾸준히 고객에게 이메일로 정보를 전달했다.

바링허우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를 활용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의류업체인 한두이서(韓都衣舍)(HSTYLE)는 "한국에 가실 시간이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HSTYLE을 찾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08년 창업 후 지난해 티몰 내 여성복 분야에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 사이트의 배경이나 모델을 모두 한국 현지에서 구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한국인 디자이너가 만든 옷으로 중국 현지 제품과 차별화도 시도한다.

경제력을 갖춘 바링허우 세대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의 고급 브랜드 선호 경향을 겨냥한 온라인 쇼핑몰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8년 광저우에서 설립된 명품 브랜드 판매 사이트 웨이핀후이(唯品會·vipshop.com)는 설립된 지 4년도 채 안 된 작년에 매출 9720억원을 기록했다. 고가 제품을 정해진 시간에 한정 판매하거나, 특정 명품 브랜드와 협력해 특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 바링허우(八零後)

1980년대 태어난 중국의 신세대를 지칭하는 말. 개혁·개방 이후 시행된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외동아들, 외동딸이 대부분이다. 정치적 굴곡을 겪은 부모 세대와 달리 개방적이고 소비 지향적이며, 경제·교육 수준이 높고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