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투자금 1주일새 1兆 넘게 유입… 원화 나홀로 강세
입력 : 2013.09.03 22:29
[원화 약세 베팅했던 외국인들, 한국의 18개월 연속 흑자에 마음 바꿔]
- 미국發 악재에도 원화 몸값 ↑
6월후 달러대비 원화가치 4%↑… 급락한 인도·브라질 등과 대비
- 증시 1주일 넘게 순매수
한국, 신흥국과 확실히 차별화… 당분간 원화 강세 이어갈 듯
미국의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 방침으로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원화는 가치가 오르는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전날보다 2.6원 내린 109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9일 달러 대비 1090원을 기록한 이후 넉 달 만에 1100원대가 깨진 것이다.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와 타 신흥국에 비해 건실한 재정, 이미 두 차례 외환 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원화 약세(달러 강세)'에 베팅했던 외국인들마저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게 외환 시장과 당국의 평가이다.
◇'양적 완화 축소' 악재에도 몸값 오르는 원화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처음 양적 완화 축소를 거론한 이후, 우리나라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일까지 4% 올랐다. 이 기간 평균 변동성은 0.4%에 불과했다. 브라질과 인도의 절반 수준이고 일본 엔화(0.6%)의 변동성보다도 낮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는 분명 신흥국 통화가치에 악재인데도 원화는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특히 최근의 원화 값은 변동성이 줄어들고, 통화가치 상승이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이뤄져 대외 불안 요인만 불거지면 환율이 급등락하던 과거 패턴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전날보다 2.6원 내린 109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9일 달러 대비 1090원을 기록한 이후 넉 달 만에 1100원대가 깨진 것이다.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와 타 신흥국에 비해 건실한 재정, 이미 두 차례 외환 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원화 약세(달러 강세)'에 베팅했던 외국인들마저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게 외환 시장과 당국의 평가이다.
◇'양적 완화 축소' 악재에도 몸값 오르는 원화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처음 양적 완화 축소를 거론한 이후, 우리나라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일까지 4% 올랐다. 이 기간 평균 변동성은 0.4%에 불과했다. 브라질과 인도의 절반 수준이고 일본 엔화(0.6%)의 변동성보다도 낮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는 분명 신흥국 통화가치에 악재인데도 원화는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특히 최근의 원화 값은 변동성이 줄어들고, 통화가치 상승이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이뤄져 대외 불안 요인만 불거지면 환율이 급등락하던 과거 패턴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간 약 1조6000억원의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국내로 흘러들어왔고, 달러 강세에 베팅했던 외국 투자자들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달러를 처분하기 시작했다"며 "시리아 정정 불안이나 양적 완화 축소의 급격한 시행 같은 쇼크만 없다면 원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 바클레이스캐피털 등 주요 외국계 IB들은 양적 완화 축소가 예고된 9월에도 한국 증시가 신흥국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8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는 등 국내 금융 자산에 대해 투자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의 이런 흐름은 다른 신흥국들과 뚜렷이 대비된다. 인도(-10.6%), 말레이시아(-3.1%), 브라질(-7.5%)은 모두 달러 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연초 급격한 통화가치 하락으로 우리나라를 긴장시켰던 일본 엔화는 어떨까? 7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져 일본 정부가 의도했던 달러 대비 100엔 돌파, '엔저(円低)' 정책의 성공이 불투명해진 분위기이다. 최근 두 달 새 엔화는 달러 대비 95~100엔, 평균 98엔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화 급격한 절상 가능성은 작아
외환 당국은 앞으로 당분간 원화 가치가 안정적인 강세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신흥국에서 이탈한 투자 자금이 우리나라에 흘러들어오는 현상이 최근 1~2주일 새 뚜렷해졌다"며 "외부에 큰 충격이 없다면 원화의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1997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신흥국 금융 위기 조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확실히 차별화가 되고 있다"며 "원화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화 강세가 낙관할 일만은 아니라는 경고도 한다.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실물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이탈한 자금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원화 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돈이 너무 많이 유입될 경우, 유사시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강세가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과 외환 당국 모두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 당국 관계자는 "양적 완화 축소라는 큰 악재가 잠복해 있어 한국도 이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다. 아직 원고(高)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경진 도이치뱅크 전무는 "원화가 신흥국 통화대비 비교 우위를 보이고는 있지만, 안전자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며 "양적 완화 축소의 실제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 바클레이스캐피털 등 주요 외국계 IB들은 양적 완화 축소가 예고된 9월에도 한국 증시가 신흥국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8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는 등 국내 금융 자산에 대해 투자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의 이런 흐름은 다른 신흥국들과 뚜렷이 대비된다. 인도(-10.6%), 말레이시아(-3.1%), 브라질(-7.5%)은 모두 달러 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연초 급격한 통화가치 하락으로 우리나라를 긴장시켰던 일본 엔화는 어떨까? 7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져 일본 정부가 의도했던 달러 대비 100엔 돌파, '엔저(円低)' 정책의 성공이 불투명해진 분위기이다. 최근 두 달 새 엔화는 달러 대비 95~100엔, 평균 98엔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화 급격한 절상 가능성은 작아
외환 당국은 앞으로 당분간 원화 가치가 안정적인 강세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신흥국에서 이탈한 투자 자금이 우리나라에 흘러들어오는 현상이 최근 1~2주일 새 뚜렷해졌다"며 "외부에 큰 충격이 없다면 원화의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1997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신흥국 금융 위기 조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확실히 차별화가 되고 있다"며 "원화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화 강세가 낙관할 일만은 아니라는 경고도 한다.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실물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이탈한 자금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원화 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돈이 너무 많이 유입될 경우, 유사시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강세가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과 외환 당국 모두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 당국 관계자는 "양적 완화 축소라는 큰 악재가 잠복해 있어 한국도 이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다. 아직 원고(高)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경진 도이치뱅크 전무는 "원화가 신흥국 통화대비 비교 우위를 보이고는 있지만, 안전자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며 "양적 완화 축소의 실제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