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면 感이 팍! 그게 디자인이죠

주제가 '거시기, 머시기'다. 6일 개막, 11월 3일까지 광주광역시 북구 전시관에서 열리는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얘기다. 거시기, 머시기? 201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자 디자인하우스 대표인 이영혜(60·사진)씨는 "이것만 가지고도 한 시간 넘게 얘기할 수 있다"며 웃었다. "누구나 '거시기' '머시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슨 뜻인지 알죠. 다른 설명이 필요 없고요. 디자인이 딱 그렇잖아요. 디자인은 그 자체로 모든 걸 얘기하니까요."

◇디자인의 A부터 Z까지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완결된 한 권의 책처럼 보인다. 크고 작은 주제를 망라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가장 큰 전시는 공공디자인 부문. 전시장에 오는 관객이 이용하게 될 버스 정류장은 디자이너 황승준씨가 쉼터로도 이용할 수 있는 '아트 버스 셸터'로 디자인했다. 야외광장엔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 플랜트 디렉터 오경아씨가 팔레트와 폐천막을 활용해 '도심 농부의 정원(庭園)'을 만들었다. 손바닥만 한 미니 텃밭부터 도심 속 논까지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제안한다. 한국의 첨단 기술과 전통을 교직(交織)한 주제관은 건축가 김백선씨가 완성했다. '우리문화박물지(저자 이어령)'에 실린 64개의 사물 중 계란 꾸러미·농기구 키·부채·갓·버선을 재해석해 보여준다.

아이디어 키즈 박자일 대표가 기획한 '콩다콩 어린이집'은 아기 엄마들에게 특히 사랑받을 전시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어린이집은 대체 어떤 모양일지, 디자인으로 촘촘히 풀어냈다. 깜찍한 로봇 아기 변기, 그림으로 장식한 벽, 신개념 원목 장난감을 만날 수 있다.

◇밥솥, 쓰레기봉투…삶에 밀착하다

우리 삶 속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전시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밥솥. 20년 전만 해도 크고 뚱뚱했던 밥솥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작고 예뻐지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쓰레기봉투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꽃과 풀, 동물과 기차, 캐릭터가 그려진 쓰레기봉투. 그저 거리에 놔두기만 해도 예술이 된다. 이 총감독은 "일상과 디자인의 화학작용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