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로열티 주다가… 23년 만에 받는 회사로

피자 프랜차이즈인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 정우현(65) 회장은 브랜드 주인인 일본 미스터피자에 점포 하나당 연 5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약속을 한 뒤 1990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냈다.

6년이 지나 점포가 27개로 늘어난 1996년 사업에 자신감이 붙은 정 회장은 일본 미스터피자로부터 일본 이외 국가의 미스터피자 상표권을 1억5000만원에 사버렸다.

다시 17년이 지난 5일 그는 중국 골든이글(金鷹·진잉)그룹과 MPS(미스터 피자 상하이)를 공동 경영하고 MPS에서 나오는 매출 3%를 브랜드 로열티로 받아오는 내용의 투자 조인식을 열었다. "해외에 로열티를 주고 시작한 회사가 23년 만에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아오는 회사로 바뀌었습니다." 조인식 후 정 회장은 활짝 웃었다.

골든이글그룹은 중국 장쑤성(江蘇省)성, 상하이(上海)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유통 회사다. 운영 중인 백화점은 28개이고 2015년까지 5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골든이글은 37억원을 투자해 MPS의 지분을 MPK그룹과 똑같이 41.18%를 갖게 됐다. MPK그룹과 골든이글그룹은 경영은 같이하고, 법적 대표는 MPK그룹이 맡는다. 앞으로 두 회사는 상하이와 장쑤성,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성에서는 같이 사업을 하기로 약속했다.

"골든이글 회장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에 세 차례나 와서 나를 설득하더군요." 정 회장은 "돈 빌려 오는 것과 점포 확장 정보 등은 자기들이 책임질 테니 운영은 우리가 하라는 조건을 걸었다"며 "이미 우리에 대해 많이 조사를 하고 나를 만나러 왔다"고 덧붙였다.

골든이글은 '중국에서 10년 안에 미스터피자 2000개, 커피 전문점 마노핀을 3000개 여는 것이 가능하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고. "그렇게 되면 중국 피자 1위 업체가 되는 것이고 로열티 수입이 굉장히 중요해지게 됩니다."

정 회장은 "지금 중국에 연 점포의 매출을 기준으로 간단히 계산해보면 점포가 1000개가 되면 로열티로 500억원을 받는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허황된 몽상은 아니에요. 현재 베이징에서는 지점을 열고 싶다는 사람 200명이 신청 중이고, 현지에서의 미스터피자 이미지가 꽤 좋죠."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정 회장은 진주고·단국대를 나와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천일상사를 운영하면서 15년 동안 양말 사업을 했다. 1990년에는 성장 산업이라고 생각한 피자업에 뛰어들었다.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 1호점 개점식에서 한국 1등 브랜드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미스터피자는 2008년에 실제로 점포 수 1위가 됐다. 현재 한국 매장은 409개, 해외 매장은 중국 26개와 미국 3개가 있다.

특히 정 회장은 가맹점을 '가족점'이라고 부르면서 본사와 가맹점주가 같이 이익을 봐야 한다는 경영 전략을 유지했다. MPK그룹에 따르면 지금까지 문을 열었다가 없어진 가맹점포는 하나도 없다. MPK그룹의 사훈은 '신발을 정리하자.' "겸손하자는 뜻이에요. 이런 정신이 가맹점주와 잘 지내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제 목표는 세계 1위의 피자 업체가 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