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400兆 털릴 일, 10兆로 막는다
입력 : 2013.09.11 21:59
[외환위기, 브라질·인도 덮치는데… 대한민국 외환보유액 손익계산서는?]
외환보유 6위 브라질, 9위 인도에 위기가… 우리는 괜찮을까? 외환 보유액 과연 충분한가
외환 보유액은 일종의 방패, 위기를 막아주는 역할… 그 방패를 유지하는 비용, 1년에 10조원이 들어가는데…
5년前 글로벌 위기 못막았다면, 한국은 최소 400조원 손실
쌓아둔 외환보유액 덕분에… 가래로 막을 일, 호미로 막은 셈
최근 들어 브라질, 터키, 남아공,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 국가가 금융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도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자국 통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0.5%포인트나 인상했다.
신흥국의 금융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외환보유액이다. 외환보유액은 신흥국들이 외환 위기에 대비해 '자기보험(self insurance·손실에 대비해 자신의 돈을 떼어 보관해 놓는 것)'적 성격으로 보유하고 있는 외환을 지칭한다. 공교롭게도 현재 신흥국 중 브라질, 인도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각각 세계 6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3300억달러로서 세계 7위의 외환 보유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당시 3000억달러가 과연 적정한 규모인지를 두고 적정 외환보유액에 관한 논란이 벌어졌다. 적정 외환보유액이 얼마냐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추정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고 적정 수준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보다는 특정 수준 외환보유액의 운용에 따르는 편익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따져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좀 더 현명한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외환보유액의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기로 한다.
◇외환보유액 유지 비용은 얼마?
우선 외화보유액의 비용부터 따져 보자. 외환보유액의 비용은 외환보유액의 운용으로 인해 지출하게 되는 직접 비용과 외환보유액 축적에 따른 간접 비용을 들 수 있다. 운용의 직접 비용은 크게 운용 손실과 외화 확보 과정에서 원화 통화량 증가를 막는 데 들어가는 비용(불태화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운용 손실은 외환보유액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가증권, 외환의 매매손이나 평가손을 말한다.
신흥국의 금융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외환보유액이다. 외환보유액은 신흥국들이 외환 위기에 대비해 '자기보험(self insurance·손실에 대비해 자신의 돈을 떼어 보관해 놓는 것)'적 성격으로 보유하고 있는 외환을 지칭한다. 공교롭게도 현재 신흥국 중 브라질, 인도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각각 세계 6위와 9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3300억달러로서 세계 7위의 외환 보유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당시 3000억달러가 과연 적정한 규모인지를 두고 적정 외환보유액에 관한 논란이 벌어졌다. 적정 외환보유액이 얼마냐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추정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고 적정 수준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보다는 특정 수준 외환보유액의 운용에 따르는 편익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따져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좀 더 현명한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외환보유액의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기로 한다.
◇외환보유액 유지 비용은 얼마?
우선 외화보유액의 비용부터 따져 보자. 외환보유액의 비용은 외환보유액의 운용으로 인해 지출하게 되는 직접 비용과 외환보유액 축적에 따른 간접 비용을 들 수 있다. 운용의 직접 비용은 크게 운용 손실과 외화 확보 과정에서 원화 통화량 증가를 막는 데 들어가는 비용(불태화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운용 손실은 외환보유액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가증권, 외환의 매매손이나 평가손을 말한다.
불태화 비용은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해 외환을 매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화를 시장에 공급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통화가 증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불태화·不兌化·sterilization) 채권을 발행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이 바로 불태화 과정의 산물이다.
통안증권을 발행하게 되면 만기 시에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 외에도 이자를 지급해야 하므로 이자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자 비용이 만만치 않게 많이 든다. 2013년 7월 말 기준 통안증권 발행 잔액은 166조원이나 되는데 통안증권 발행금리를 평균 3%로 잡아도 매년 이자로만 5조원이 지출된다. 또한 외환 매입자금 조달을 위해 설치한 외국환평형기금의 이차 손실(조달 금리와 운용 금리 차이로 인한 손실)도 매년 5조원 정도 발생하고 있다. 직접 비용이 전체적으로 매년 10조원가량 발생하는 셈이다.
한편 외환보유액 운용에 따른 간접 비용은 측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간접 비용을 어떤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외환을 보유하는 대신 민간에서 이를 보유한다면 외화 투자로 쓰일 수 있고 아니면 원화로 환전해 국내 투자로 쓰일 수도 있다.
또 외화든 원화든 기업들의 설비투자 자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간접 비용 내지 기회비용은 놓쳐버린 투자처의 수익률이 되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대부분 안전한 국채로 투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처의 수익률은 이보다 높을 것인데 이는 그만큼의 간접 비용을 지출하게 됨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한 번 막으면 편익은?
외환보유액 보유의 편익도 직접적 편익과 간접적(사회·경제적) 편익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용 측면과 달리 외환보유액의 편익은 간접적 편익이 중요하다. 이는 외환보유액을 충분하게 보유해서 얻게 되는 무형의 편익을 말한다. 쉽게 말해 외환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데서 얻는 편익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외환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외환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1997년 외환 위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경제적 편익은 그 가치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공적자금 투입 규모만 169조원이며 그 외의 국민의 고통이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한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GDP(국내총생산)가 추세선으로부터 벗어난 정도를 감안하면 약 18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008년의 경제 규모가 1997년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008년 위기 발생을 방지함으로써 이보다 훨씬 큰 300조~400조원 규모의 손실을 방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의 사회·경제적인 편익의 계산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환율 방어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도 빼놓을 수 없다. 환율의 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외환을 매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외환보유액이 확충된다. 그런데 환율 하락을 방어하게 되면 반대로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여 수출 기업들에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까지 고려한다면 편익은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외환보유액 보유에서 나오는 직접적 편익은 외환보유액 운용으로부터 얻어지는 운용 수익을 말한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이 국채로 운용되고 있고, 2008년에는 운용 수익으로 16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대략적으로 한 해 10조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6~7년 정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외환 위기를 막아 300조~400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는다면 현 수준 정도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할 이유가 충분하게 있는 것이다.
통안증권을 발행하게 되면 만기 시에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 외에도 이자를 지급해야 하므로 이자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자 비용이 만만치 않게 많이 든다. 2013년 7월 말 기준 통안증권 발행 잔액은 166조원이나 되는데 통안증권 발행금리를 평균 3%로 잡아도 매년 이자로만 5조원이 지출된다. 또한 외환 매입자금 조달을 위해 설치한 외국환평형기금의 이차 손실(조달 금리와 운용 금리 차이로 인한 손실)도 매년 5조원 정도 발생하고 있다. 직접 비용이 전체적으로 매년 10조원가량 발생하는 셈이다.
한편 외환보유액 운용에 따른 간접 비용은 측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간접 비용을 어떤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외환을 보유하는 대신 민간에서 이를 보유한다면 외화 투자로 쓰일 수 있고 아니면 원화로 환전해 국내 투자로 쓰일 수도 있다.
또 외화든 원화든 기업들의 설비투자 자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간접 비용 내지 기회비용은 놓쳐버린 투자처의 수익률이 되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대부분 안전한 국채로 투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처의 수익률은 이보다 높을 것인데 이는 그만큼의 간접 비용을 지출하게 됨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한 번 막으면 편익은?
외환보유액 보유의 편익도 직접적 편익과 간접적(사회·경제적) 편익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용 측면과 달리 외환보유액의 편익은 간접적 편익이 중요하다. 이는 외환보유액을 충분하게 보유해서 얻게 되는 무형의 편익을 말한다. 쉽게 말해 외환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데서 얻는 편익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외환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외환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1997년 외환 위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경제적 편익은 그 가치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공적자금 투입 규모만 169조원이며 그 외의 국민의 고통이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한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GDP(국내총생산)가 추세선으로부터 벗어난 정도를 감안하면 약 18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008년의 경제 규모가 1997년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008년 위기 발생을 방지함으로써 이보다 훨씬 큰 300조~400조원 규모의 손실을 방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의 사회·경제적인 편익의 계산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환율 방어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도 빼놓을 수 없다. 환율의 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외환을 매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외환보유액이 확충된다. 그런데 환율 하락을 방어하게 되면 반대로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여 수출 기업들에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까지 고려한다면 편익은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외환보유액 보유에서 나오는 직접적 편익은 외환보유액 운용으로부터 얻어지는 운용 수익을 말한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이 국채로 운용되고 있고, 2008년에는 운용 수익으로 16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대략적으로 한 해 10조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6~7년 정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외환 위기를 막아 300조~400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는다면 현 수준 정도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할 이유가 충분하게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