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암보험도 進化한다

올해 70세가 된 최명수씨는 얼마 전 오래된 친구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평소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해왔던 친구의 암소식이라 큰 충격이었지만 더 가슴 아픈 것은 친구의 자녀들이 엄청난 병원비를 대느라 고생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당장 주변을 통해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암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암은 사망 원인 가운데 여전히 1위이지만, 점점 발달하는 의학 기술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치료비 역시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암 보험의 중요성도 더 커지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대표는 “100세 시대에 노후 재테크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암 보험”이라며 “암에 걸렸을 때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개인의 노후 설계는 물론 가족의 경제까지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암(癌)보험이 진화하고 있다. 고령층도 가입할 수 있고, 여러 암에 걸리더라도 보험금을 여러 번 받을 수 있고, 치료비가 많이 드는 4기에는 더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등의 신(新)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는 그동안 쌓인 각종 암 관련 통계를 정밀 분석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어떤 암보험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지 머니섹션 M플러스가 정리했다.

 

◇60대 이상도 가입할 수 있는 암보험 속속 출시

우리나라 60대 이상의 암보험 가입률은 다른 연령대보다 낮다. 하지만 미처 암보험에 가입 안 했더라도 낙담하지 않아도 된다. 60대 이상을 위한 전용 암보험 상품이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선보였고, 최근엔 국내 보험사도 출시하고 있다. 심사를 간소화하고 최대 80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다만 고령층 전용 상품은 암 발병률이 높은 만큼 60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 금액이 적다. 하지만 보험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라이나생명 실버암보험은 61세부터 8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일반암으로 진단을 받으면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에 걸리면 400만원까지 지급한다. 특약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 백혈병, 뇌암, 골수암 등을 추가로 보장받을 수 있다. 고혈압과 골다공증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해서는 무심사가 가능하도록 해 고령층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AIA생명은 61~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고령자 전용 상품 꼭 필요한 100세 암보험을 선보였다.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고혈압과 당뇨병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일반 암으로 진단되면 최대 2000만원을, 폐암·간암·췌장암·식도암·담낭암 등 5대암은 특약에 가입하면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한다. 백혈병, 뼈암, 뇌암 등 치료비가 많이 드는 고액암도 역시 특약에 가입하면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60대 이상 가입자가 암으로 사망 시 법정상속인이나 지정한 사람에게 1000만원까지 지급하게 하는 암 사망 특약 상품도 있다.

신한생명 든든한노후 암보험은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100세까지 보장된다. 이 상품은 암 진단 시 최고 2000만원을 보장한다. 특약으로 우리나라 고령층이 자주 걸리는 위암, 간암, 폐암이나 백혈병, 뇌암, 골수암 등 고액암 진단 시 1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당뇨와 고혈압이 있더라도 간편 심사로 가입할 수 있다. 혈압과 당뇨병이 없으면 보험료 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치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보험금도 많이 받는 고액암 보험 중에는 회사별로 정해놓은 고액암의 종류가 다른 경우가 많다. 반드시 가입 전에 어떤 암을 고액암으로 정해놓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일부 상품은 치료비가 많이 들지만 발병률이 높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적게 주는 경우가 많고, 보험금 수준도 회사별로 다르다. 가족들이 걸렸던 암 종류에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료와 보장 내용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상품공시실에서 자세하게 비교할 수 있다.

◇암에 계속 걸려도 보험금 지급

최근엔 위암에 걸렸다가 완치 후 다시 간암이 발생하는 등 재발이나 전이로 암을 여러 번 겪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경우도 보험으로 보장해주는 새로운 암보험 상품도 생겨나고 있다. 일반적인 암보험은 처음 발병했을 때만 보장하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계속받는 암보험은 암으로 진단받을 때마다 횟수 제한 없이 최대 2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다만 직전에 발생한 암 진단 확정일로부터 2년이 지나야 보장받을 수 있다. 종전에 가입한 현대해상의 암보험이 만기가 돼 이 상품으로 재가입하는 경우, 보험금 지급 면책 기간(90일), 보험금 감액 지급기간(1년)을 적용하지 않는 혜택도 준다.

교보생명의 교보암보험 '두 번째 암보장 특약'에 가입하면 처음 발생한 암은 물론, 두 번째 발생한 암에 대해서도 보장해 준다. 다만 두 번째 암은 최초 암 진단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하고, 첫 번째와 다른 기관에서 발생한 암이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번 암에 걸려도 보험료를 지급하는 상품들은 대부분 모든 암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입할 때 어떤 암에 적용되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치료비가 적어 보험금이 적은 소액암에 대해선 최초 진단 시만 보험금이 지급되고, 암을 두 번째 진단받았을 때 나오는 보험금이 처음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치료비가 많이 들 때 더 많이 줘

암은 진행 단계에 따라 1~4기로 나뉜다. 말기인 4기는 독한 항암 치료를 받고 특수 병실을 사용하는 등 치료비가 많이 들지만, 지금까지는 암이 발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1기인지 4기인지를 따져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지급했다. 최근엔 이런 점을 감안해, 1기일 때는 조금 적게, 4기일 때는 더 많이 주는 암보험도 나왔다.

흥국생명의 더드림 스테이지(Stage) 암보험은 4기 환자는 비싼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새롭게 설계했다. 1~3기인 경우 암 진단 급여금으로 5000만원을 지급하지만, 이후 4기로 진행되거나 암으로 사망하면 5000만원을 더 준다. 또 암 종류와 상관없이 4기로 진단을 받았다면 1억원을 암 진단급여금으로 한 번에 지급한다. 다른 암보험은 간암, 폐암, 백혈병, 뇌암, 골수암 등의 경우만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4기에 한해 이 제한을 풀었다. 간암·폐암 등으로 진단받으면 4기가 아니더라도 1억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