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흥천사, 도심 禪房(선방) '삼각선원' 문 열다

도심 아파트 촌(村) 속의 산사(山寺)인 서울 성북구 돈암동 흥천사(興天寺)가 도심 선방으로 마련한 '삼각선원(三角禪院)' 개원식이 14일 오전 열렸다.

조선왕조 초기인 1396년 창건된 고찰(古刹)이지만 오랫동안 사찰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던 흥천사는 2011년 신흥사 조실 무산(霧山) 스님의 지원 아래 전 낙산사 주지 정념(正念) 스님이 주지를 맡아 중창(重創) 불사(佛事)를 시작했다. 2년 만에 도량 정비 후 첫 성과로 문을 연 삼각선원은 150평 대지에 건평 65평 한옥 두 채가 들어섰고 문화예술인을 위한 힐링 장소로 이용된다.

무산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죽을 일만 남은 늙은이가 깊은 산속에서 어영부영 살다가 갈 일이지 삼각산 밑에 새 선방을 지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가관이고 노망"이라며 "이왕 들어선 집이니 여러 사람이 번뇌를 떨어버리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사에서 김남조 시인은 "'손잡고오르는집'이라는 한글 현판처럼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평화를 얻어서 내려가는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모두 손잡고 올라와 겸손하게 사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한자 현판과 한글 현판을 쓴 이근배 시조시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비롯하여 대한불교조계종의 향적 중앙종회 의장, 지원 포교원장, 현응 교육원장, 법등·보선 전 중앙종회 의장 등 중진 스님들과 김종길·김남조·신경림·오세영·신달자·유자효 시인, 윤금초 시조시인, 문학평론가 구중서·권영민씨 등 문인들,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희옥 동국대 총장, 이재오·주호영·유승희·도종환 의원, 성낙인 서울대 교수, 강천석 조선일보 주필, 이채원 불교방송 사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