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서울 도심 7.6㎞가 車 없는 '산책로 천국' 된다

'두 발로 걷고, 두 바퀴로 서울을 달리자.'

서울 도심을 마음껏 걷고,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2013 서울 걷·자 페스티벌'이 오는 29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광장~반포한강공원 구간에서 열린다. 조선일보사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서울 시민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서울 도심 도로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9년부터 매년 진행된 '생활자전거대행진' 행사에 올해부터 걷기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일반 시민과 자전거·걷기 동호회 회원 등 1만7000여명이 참여한다. '걷·자 페스티벌' 사무국 관계자는 "행사 접수 이틀 만에 1만7000명 접수가 완료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 도심을 남북으로 완전히 관통하는 코스로 진행된다. 걷기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남산3호터널을 지나 잠수교를 건너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하는 7.6㎞ 코스에서 진행된다. 자전거 타기는 걷기 행사와 같은 코스를 지나 국립중앙도서관·대법원을 거쳐 서초3동 사거리를 돌아 반포한강공원으로 오는 15㎞ 코스다. 남산3호터널이 도보·자전거 통행을 허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목 서울시 보행자전거과장은 "터널·다리 같은 자동차 전용 시설도 완전히 통제해 시민이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참가 시민들의 기대도 높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사는 송우영(여·65)씨는 이번 행사에 아들·딸·며느리와 다섯 살 난 손자 등 일가족 19명을 데리고 나와 걸을 계획이다. 평소에도 시내버스 4~5정거장 구간을 걸어 다닌다는 송씨는 "손자들에게 서울 지리를 알려주고, 한강 다리를 걸으며 가족의 단합도 다지고 싶어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전거 카페를 운영하고 동호회 활동도 하는 이규원(27)씨는 회원 20명과 함께 참가한다. 이씨는 "서울 도심을 자전거로 마음껏 달릴 수 있는 행사라 첫날 바로 신청했다"며 "회원들과 함께 안전한 자전거 문화를 홍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폐아 자녀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부모들의 모임인 '불새'에서도 48명이 참가해 일반 참가자들과 함께 서울 도심을 달린다.

다채로운 볼거리도 준비됐다. 출발 전 광화문광장에서는 몸 풀기 체조와 희망 메시지를 담은 대형 메시지볼 띄우기 행사가 진행된다. 걷기·자전거 타기 행렬 안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한 공연팀의 코스튬플레이와 사물놀이, 탈춤 공연이 진행된다. 남산3호터널 입구에는 걷·자 페스티벌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설치되고, 터널 안에서는 DJ의 음악과 함께 조명쇼도 열린다. 코스 중간에는 석고 마임, 인형탈을 쓴 캐릭터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도착 지점인 반포한강공원에서는 인기 아이돌 그룹인 크레용팝의 공연이 펼쳐지고, 반포대교의 무지개 분수쇼가 열린다. 참가자들이 행사 당일 곳곳에서 찍은 사진 가운데 베스트컷을 선정해 공개하는 행사도 있다.

이번 행사에는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한 사람들만 참가할 수 있다. 행사 참가자들에게는 기념 티셔츠와 번호표가 사전에 배포되는데, 행사 당일에는 기념 티셔츠를 입고 번호표를 부착해야 참가할 수 있다. 단 6인 이상 참가자는 현장에서 티셔츠와 번호표를 배부받아 부착하면 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안내 사항은 사무국 홈페이지(www.walkseoul.com)를 보면 된다.

행사 당일인 29일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서울 도심 도로가 순차적으로 통제된다. 걷기·자전거 타기 행사 참가자의 안전과 도로 위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광화문 삼거리, 남산3호터널, 반포대교, 서초3동 사거리 도로가 순차적으로 통제된다. 서울시와 사무국은 경찰 협조를 받아 교통경찰, 모범운전자, 서울시 공무원, 행사 진행 요원 등 1000여명을 배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행사 참가자들은 자가용 승용차보다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구급차 6대 및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도 코스 곳곳에 배치돼 긴급 상황에 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