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모기지' 상담 첫날, 1400여건 문의 몰려

"내년 초에 결혼하는데요. 아직 혼인신고는 안 해서 남편 될 사람이랑 저랑 각각 대출 신청해도 되는 거죠. 그래야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요. 이 정도 금리면 전셋집에 사는 것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네요."

20대 후반 여성이 23일 오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1층 영업부에서 은행 직원에게 조목조목 물어보며 주택 자금 대출 상담을 받고 있었다. 이날은 연 1~2% 저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모기지 상품에 대한 사전 상담이 시작된 날이다. 모기지는 장기 주택 마련 대출 상품의 일종으로, 일반적으로 고정금리 조건이며 상환 기간이 20~30년으로 장기인 경우가 많다.

이번 모기지 상품은 정부가 8·28 전·월세 대책으로 도입한 만기 20년짜리 장기 주택 대출 상품이다.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김한석 계장은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40~50대 전세 세입자 고객들의 문의가 많고, 주택 마련 계획이 있는 20~30대 젊은 층의 관심도 많다"고 말했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 상담 첫날, 1400여건 상담 몰려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에 대한 사전 상담이 시작된 이날 전국 우리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해 상담한 고객 수는 706명, 전화 상담은 433건, 국토부에 접수된 문의 전화는 200여건으로 총 1400여건이 접수됐다. 우리은행에서 마련한 콜센터는 문의 전화가 폭주해 상담원과 통화하려면 5~10분씩 기다리려야 했다. 사전 상담은 30일까지 이어진다. 우리은행 유구현 부동산사업본부 부행장은 "상담 첫날인데도 문의가 예상 외로 많았다"며 "비싼 전세금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싼 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한 모기지 상품은 수익 공유형 모기지와 손익 공유형 모기지 등 두 종류다.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집값의 70%까지 연 1.5% 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대신 집값이 올라서 대출 만기인 20년 뒤에 시세 차익이 생기면 차익의 일부를 국민주택기금과 나누는 대출이다. 손익 공유형 모기지는 대출 첫 5년 동안은 연 1%, 이후 15년 동안은 연 2% 금리로 집값의 40%까지 대출해준다. 대신 주택 매각에 따른 손해와 이익을 모두 공유한다.

이날 고객들은 수익 공유형 모기지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20년간 연 1.5% 금리 조건이어서 손익 공유형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집값이 하락할 경우 손실이 적은 편이다.

◇최종 대출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계약서 작성해야 안전

고객들은 대출 신청 자격과 절차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유형 모지기 상품은 모두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가입할 수 있다. 매입 주택은 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있는 전용면적 85㎡ 이하, 6억원 이하 아파트로 제한된다. 또 시세 대비 10%(3억원 초과 주택은 3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사면 심사 때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 신청 절차도 꼼꼼하게 챙겨두어야 한다. 우선 이번 공유형 모기지 대출 신청은 선착순으로 5000명만 신청을 받는다. 국토부는 대출 신청자들이 '밤샘 줄서기' 등을 할 우려가 있어 인터넷으로만 신청을 받기로 했다.

따라서 사전 상담 기간에 우리은행 인터넷 뱅킹에 가입해야 10월 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인터넷 접수를 할 수 있다. 인터넷 접수 때 매입하려는 아파트의 주소와 동·호수를 기재해야 한다. 1·2차 대출 심사를 거쳐 10월 11일 최종 대출 대상자 3000명을 정해 개별 통보한다. 이후에 매매계약서를 우리은행 지점에 제출하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1차 신청자 5000명에 선정됐다고 하더라도 최종 대출 심사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종 대출 대상자로 선정되기 전 계약금을 내고 정식 계약서를 작성했다가 탈락하면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