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26 04:00 | 수정 : 2013.09.26 10:03

[주말매거진] 세계 7대 자연경관 인도네시아코모도섬

 

동네 뒷산에서 내려온 거대한 도마뱀이 해안가를 어슬렁거리고 있다. 멀리서 보면 악어를 닮았지만, 큰 이빨 대신 기다란 혀를 쉴 새 없이 날름거리는 게 어김없는 도마뱀이다. 이런 도마뱀들이 산등성이와 해안은 물론, 민가(民家) 근처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게 마치 동물원 사육장에 잘못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왕도마뱀(Komodo dragon)이다. 세계적 희귀동물인 코모도왕도마뱀은 길이 3m에 150㎏ 정도까지 자랄 수 있다. 이 도마뱀이 사는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은 지난 2011년 말 세계 7대 자연경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안가에 나무로 지은 민가들은 하나같이 어른 키 높이 정도의 1층 부분은 비워 두고 2층에 건물을 올렸다. 별도의 담도 없는 상황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이 언제든지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모도섬에 1300여 마리를 비롯, 인근 린카섬·파다르섬 등을 합해 모두 25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어린 도마뱀들은 곤충과 작은 새, 파충류 등을 먹고 살지만, 성장한 도마뱀은 사슴과 염소 등을 사냥한다. 현지 가이드는 "코모도왕도마뱀은 조용히 있다가 빠르고 강하게 기습 공격을 한다"며 "한번 물리면 침 속에 있는 맹독성 바이러스가 온몸에 퍼져 빠르면 몇 시간 만에 죽는데, 주변을 맴돌던 코모도왕도마뱀이 쓰러진 시체를 찾아내 먹어치운다"고 했다.

코모도섬을 여행할 때는 이 도마뱀에 물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행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980년 도마뱀을 비롯한 열대 희귀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코모도섬으로 가는 2시간 정도의 뱃길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흩뿌린 듯 떠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지 중 오지로,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이곳에 와본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코모도섬 인근은 비가 많이 오지 않아 건조한 사바나 구릉과 녹색 산림이 뒤덮은 열대우림이 눈부신 흰 모래 해안과 강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섬 근처는 산호가 지천이고, 인근 바다는 다이빙과 스노클링 천국이기도 하다.

여행 수첩

발리에서 항공기로 라부안 바조에 도착한 후 다시 배로 갈아타 2시간 정도 달리면 코모도섬에 도착한다.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매일 항공편이 운행한다. 라부안 바조에서 코모도섬까지는 모터보트나 스피드보트를 타고 가면 된다. 페리를 이용한 경우, 롬복섬의 마타람에서 숨바와섬의 사페로 이동한 후, 페리를 타고 라부안 바조에 갈 수 있다.

인도네시아관광청 tourism-indone sia.kr/i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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