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분양 후끈… 평택·안성·동탄(화성 동탄2신도시) 주말 7萬 몰려

추석 연휴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7~29일 전국 각지에서 모델하우스 10곳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가을 분양에 돌입했다.

특히 경기 남부권인 평택·안성, 화성 동탄2신도시 분양 현장 세 곳에만 방문객 7만 명 이상이 몰리며 치열한 분양 경쟁을 예고했다. 세 지역에선 금호건설·롯데건설·반도건설이 '기업 배후 수요'를 시장 공략 키워드로 잡아 아파트 5534가구를 공급한다. 기업 투자는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등 지역 주택 시장의 대표적인 호재(好材)라, 일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경기 남부권 분양 성적은 향후 수도권 시장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8·28 전·월세 대책이 나온 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위례신도시에는 청약자 수천 명이 몰리는 등 온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원래 선호도가 높았던 강남권 분양인 만큼 아직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경기 남부권 분양이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 낼 경우, 수도권 전반으로 부동산 훈풍이 확산되는 지표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금호건설이 2215가구 대단지 '용이 금호 어울림'을 분양하는 평택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 삼성전자가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의료기기·차세대 반도체 등 신(新)사업 관련 생산 기지를 조성한다. 지난 5월 부지 공사가 시작됐고, 2016년부터 생산 시설 입주가 차례로 시작될 전망이다.

문정권 분양 소장은 "주택 시장이 뚜렷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도시인 만큼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오는 실수요자를 타깃으로 삼아 전체의 97%를 전용 67~84㎡의 중소형 아파트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라는 호재를 타고 10월 이후에도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승종합건설이 평택 청북지구에서 386가구를, 대우건설이 용죽 도시개발사업지구에 77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안성과 화성 동탄2신도시도 기업 투자 소식이 있는 지역이다. 안성시에서는 신세계가 공도읍 쌍용자동차 부지에 3000억원을 투자해 복합 쇼핑몰을 지을 계획이다. KCC도 1300억원에 토지를 매입해 첨단 소재 생산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지난 4~5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것도 강점이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2300가구가 넘는 '롯데캐슬 센트럴시티' 대단지를 짓는다.

동탄2신도시는 화성시에 자리잡은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배후에 두고 있다. 정부가 최근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동탄2신도시 내에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거론된다. 다만 작년 상반기부터 동탄2신도시에 대규모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반도건설은 '아이비파크 2.0' 74~84㎡ 999가구를 모두 지금까지 동탄2신도시 분양가로는 최저 수준인 3억원 미만으로 책정해 대응하기로 했다.

기업 투자가 예정된 평택·안성·화성 일대는 수도권에서도 시장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수도권 주택 시장 침체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공급 과잉. 3만5000가구 안팎의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서 집값 하락을 부추기고, 집값 하락이 신규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기업 투자는 일자리를 만들고, 안정된 소득을 갖춘 직장인들이 각 지역에 유입되는 효과를 내는 등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은 2011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까지 아파트값이 평균 5.6%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평택·안성의 경우 이 기간 오히려 9.7%, 15.2% 이상 올랐다. 화성시는 동탄2신도시 분양이 본격화한 2012년 중반부터 물량 부담으로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집값 낙폭은 수도권 평균보다 작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양도세 감면 등 4·1 대책 효과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라 분양 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이 지역별로 공급 과잉 여부를 잘 따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