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株價, 무슨 수를 써도… 이상하네, 안뜨네

주가 부양책으로 자주 쓰이는 자사주 취득과 무상증자, 배당, 액면분할 등 이른바 '주가 부양 4대 천왕'의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보다 투자자들의 정보력이 좋아져 발표 전부터 미리 오를 때가 잦은 데다, 인위적인 주가 부양책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조선비즈가 올 들어 주가 부양책을 실시한 1121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고작 절반 정도인 566개사만이 일주일을 기준으로 주가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 부양책 내놔봐야… 절반은 주가 하락

주가 부양책 중 효과가 가장 작은 것은 배당이었다. 올 들어 배당을 공시한 1016개 기업(횟수는 1133건) 중 주가 상승효과를 누린 기업은 509개사에 불과했다. 평균 상승률도 마이너스 1.6%에 그쳤다.

사실 이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당을 매년 실시하는 기업일수록 투자자들도 '당연한 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물론 '깜짝 배당'을 실시했는데도 효과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지난 3월 5일 주당 2850원(시가배당률 7.78%)의 배당을 공시한 OCI머티리얼즈는 주가가 1.1% 오르는 데 그쳤다. 배당률은 2012년보다 7%포인트 가까이 높아졌지만, '너무 과한 배당을 실시했다'는 역풍이 불면서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인 주가 부양책인 무상증자도 효과가 미미했다. 올해 이후 무상증자를 실시한 30개사 가운데 17개사만이 주가가 올랐고, 평균 상승률도 3%에 그쳤다. 무상증자 효과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는 기업은 30% 넘게 오른 소프트웨어업체 투비소프트 정도에 불과했다.

자사주 매입은 1.7% 남짓 오르는 데 머물렀다. 실시 기업 64개사 중 35개사가 공시 이후 상승했지만, 주가 부양 효과는 거의 없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 셀트리온을 비롯해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사주 취득, 무상증자를 한꺼번에 실시해 재미를 봤던 셀트리온은 올해는 자사주 취득으로 아무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4월 3일 첫 자사주 매입 때는 4.6% 하락했고, 4월 15일 두 번째 자사주 매입 때는 서정진 회장의 '회사 매각 선언'과 맞물리며 44%나 떨어졌다. 셀트리온 외에도 에스폴리텍, 메디톡스, HRS의 주가가 6~10% 떨어졌다.

액면분할을 공시한 기업은 일주일간 4%가량 상승했다. 다만 액면분할 기업 중에도 13% 넘게 하락한 한솔아트원제지 같은 사례가 있었다.

◇효과 없는 세 가지 이유는

주가 부양 효과는 지난 2010년보다 크게 나빠졌다. 2010년만 해도 배당을 실시한 기업(998개사)은 5%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과 자사주 취득,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은 각각 33개사, 89개사, 65개사였는데 주가 상승효과는 6.4~8.3% 정도였다. 3년 전보다 주가 부양책을 실시하는 기업 숫자가 줄었고, 효과도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단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증시 격언이 있듯이 정보를 먼저 접한 뒤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예전보다 기업 정보를 얻을 창구가 많아져 호재가 발표되면 매도 기회로 삼는 투자자가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분석이 이전보다 냉정해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는 만큼 주당순이익(EPS) 지표가 개선된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기관 투자자가 많았는데, 이제는 자기자본 감소에 따른 부채비율 증가를 우려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인위적인 주가 부양책을 곱지 않은 눈초리로 보는 투자자도 많다. 한 기관 투자자는 "주가 부양책을 내놓는 기업을 살펴보면 커다란 악재에 직면해 있어 어쩔 수 없이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