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엑스포가 남겨주는 여운 [2]
입력 : 2013.10.17 16:56
코엑스 몰의 넓은 전시장 2층에서 바라보는 삼성동의 거리는 시니어들을 향하여 응원하고 있는 듯 가을 햇살이 환하게 내리쪼이고 있었다. 은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 꽃 중년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염색을 하지 않은 은발에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있었고 간편 복장에 배낭을 멘 모습들이 다수 보인다.
유어스테이지가 마련한 Life Modeling 코너에 상담을 의뢰하는 분들에게 인생의 8가지 행복의 지수를 높이기 위한 강사님들의 면담이 진행된다.
어느 날부터 은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사전에 표기된 은퇴의 뜻은 모든 일을 접고 사회생활을 중지한다고 풀이가 되어 있다. 행사장을 방문하는 시니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은퇴라는 단어가 현재의 시니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는 생각을 한다. 은퇴의 시기가 언제부터일까 생각하여 보지만 현재의 시니어들의 세계에서는 영원히 은퇴라는 단어를 거부할 것이다.
행사장에는 중장년 일자리를 알선하는 중장년 일자리 아카데미가 자리하고 있었고 고용노동부와 중앙대학교가 함께 주관하고 있는 의료코디네이터의 전문적인 교육과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파트타임의 일자리를 알선하는 일자리 사이트들이 많은 부스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의 중심자리는 물려줬어도 활동을 멈추기를 거부하는 시니어들 스스로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간 동안의 화려한 이력을 마음에서 지우고 나의 신체조건과 경제력에 맞은 일들을 찾아도 불편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가 이즘에는 조금씩 형성되어가고 있음도 느끼고 있다.
7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격동의 세대를 눈물겹게 살아온 현재의 시니어 세대이다. 경제의 주역 자리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면서 오늘의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물음표를 던져본다.
해변의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면 고요가 깔린다. 한낮의 햇살은 찾아온 어둠과 교대를 하고 어둠 속에서 다가올 아침을 기다린다. 그러나 그 밤이 어둠의 고요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도의 철썩이는 소리와 함께 한밤을 기다리며 끊임없는 움직임을 시도하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다.
햇살이 멀어졌다고 움직임의 시도가 멈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밤의 고요는 또 다른 시도를 불러온다. 아침 햇살을 맞이하기 위한 움직임의 노력이 없이는 아침 햇살이 눈부셔서 당당하게 눈을 뜰 수가 없다. 또한 끊임없는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는 어둠 속의 갯벌이 있으므로 밝은 해변의 존재가 가능한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은 한낮의 화려한 해변도 있고 어둠의 갯벌도 있다는 것을 느끼고 깨달아가는 것이 나이가 주는 지혜일 것이다. 인생이란 지속적인 안정을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깨달아가는 나이이다. 그러나 노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어떤 가능성이 있음도 우리는 알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어디에선가 반짝이는 작은 불빛이 나를 밝혀주는 길의 안내자가 되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몇십 년의 세월 동안 간절하게 원했던 달 밝은 보름날 밤에 바닷가 걸어보기를 시도하면서 깨달았던 생각이었다.
어둠과 밝음, 은퇴와 액티브 시니어라는 두 단어의 관계와 모습을 생각한다. 이러한 거대행사는 우리 세대가 수용해야 하는 사회적인 공동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시니어파트너즈는 한발 앞서서 어려운 여건을 감수하면서 시니어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너무 앞서서 시작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시니어들에게 단어 그대로의 당신의 무대를 만들어 적극적인 활용을 바라고 있다. 그 무대 위에서 내 나름의 인생의 춤사위를 시간이 가능한 한 나는 펼치고 싶다. Your stage- 너를 위한 오늘이 아니고 나만을 위한 나의 무대가 마련됨이 감사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