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 위기, 2008년 금융 위기 등을 거치며 이제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 자료에서도 한국인의 체감 정년이 52세로 보도한 바 있다. 평균 체감이 52세라면 48세도, 50세도, 54세도, 56세도 체감 정년이라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100세 시대를 앞두고 퇴직 후 창업과 재취업은 필수의 코스이며 재취업이 어렵다 보니 많은 시니어들이 창업, 그중에서도 자영업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시기의 문제일 뿐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게 되며 퇴직 후의 생활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직장의 선배를 보아도 주위의 지인을 보아도 준비된 퇴직을 맞는 경우가 드물다.
알면서도 준비 못 하는 이유는 현업에서의 업무 과중, 마지막까지 직장에서의 생존을 위한 노력, 퇴직 후의 내일보다는 오늘의 급박함,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자위 등이다. 그러면서 쉽게 생각 없이 하는 말이 “안 되면 창업하지"나 "자영업 하지”라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2년 3월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가구는 459만 2천 가구이며, 가구 주가 베이비 부머(1955년~1963년생)인 경우는 136만 6천 가구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29.7%를 차지하고 있다.
50대의 연령은 자녀 교육과 결혼 등 지출이 가장 큰 시기다. 퇴직 후 일정 기간은 스스로를 자위하며 그동안 자신의 노고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이라 의미를 부여하게 되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이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오히려 너무 힘든 것임을 느끼며 한편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에 내몰리듯 어쩔 수 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경험에 의하면 퇴직 당시의 연령, 경제력, 지위 등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많은 경우 50대 전후 퇴직 시 퇴직 후 1개월은 아무 생각 없이 편히 휴식 기간으로 생각하며 여유를 갖고, 다음 1~3개월은 서서히 무료함을 느끼며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감을 갖게 되며, 3~6개월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걱정 속에 일을 찾으면서도 위기의식은 덜하며, 6개월에서 1년은 위기의식 속에 일을 찾다가 1~2년 사이에 쫓기듯 불안감에 서둘러 창업을 실행하게 된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 창업보다는 재취업이 자영업보다는 관련 전문분야 창업을 우선 고려하나 생각만큼 쉽지 않은 재취업과 창업으로 인해 자영업을 택하게 된다. 그런 4, 50대를 겨냥해 프랜차이즈 업체와 창업 컨설팅 업체가 난무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프랜차이즈 정보 공개 등록 취소 업체 수는 2009년 155개, 2010년 226개, 2011년 451개, 2012년 548개로 지속적 증가 추세이다.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의 매출액 등 중요 기재사항을 사업연도가 종료한 날로부터 120일 이내에 변경 등록해야 하나 이를 등록하지 않은 업체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반면 전체 정보 공개 등록 업체 수도 2009년 1,901개, 2010년 2,550개, 2011년 2,947개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큰 자본과 조직 없이 쉽게 창업하여 가맹점 수가 붙어주면 성공이고 아니면 말고의 현상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쉽게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문제는 30대 창업이 아닌 40, 50대는 창업 후 한번 실패하면 확률적으로 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창업을 권유하는 업체와의 상담 시 성공할 것 같고 잘되는 창업자를 보면 나도 될 수 있을 것 같고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면 실패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창업은 마치 현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여기게 된다.
한편으로는 창업이 아니면 대안이 없다는 판단하에 쫓기듯 마지못해 원치 않는 창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보도되는 고용인원 증가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장년층의 기여에 의한 것이라는 뉴스는 왠지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자식은 취업이 안 돼 대학원에 진학하고 부모는 그만큼의 학비 부담 증가로 재취업을 하고 창업을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55세 이상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2005년 44.7%에서 2012년 47.3%까지 늘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얼마나 많은 자영업 창업자들이 눈물을 흘리던가?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개인 사업자의 2년 이내 폐업률은 2010~2011년 기준 소매업 32%, 요식업 28%, 대리·중개업 27%에 이르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4~2009년 연평균 진입보다 퇴출이 더 많은 자영업자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신설업체 54,100, 휴·폐업 54,500, 도·소매업 신설 149,700, 휴·폐업 154,800, 숙박·음식점업 신설 124,300, 휴·폐업 127,400개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2009년 기준 업종별 단위당 인구수가 음식점 114명, 의류점 595명, 부동산 650명, 미용실 746명이다. 서울 마포구에만 호프집이 1,100여 곳에 달하며, 한국개발연구원 자료에서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업종의 2009년 기준 생존 기간이 스포츠·교육기관 2년, 통신기기 소매업 2.3년, 분식 및 김밥 전문점 2.5년, PC방 2.5년, 제과점업 2.5년, 화장품 소매업 2.6년 등이었다. 이상의 통계는 창업의 성공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여실히 방증하는 자료들이다.
퇴직 후 초반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할 4가지는 창업/투자/건강/자식이다. 창업을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는 많은 문제들이 잘못된 창업과 그로 인한 실패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조리사가 외식업종을 여행가가 여행업종을 선생님이 학원을 디자이너가 의류업을 VJ가 영상 외주 제작업을 창업했는데 왜 그들이 성공하지 못할까? 이는 Have와 Have not이 아니라 Know와 Don't Know의 문제이며 방법이전에 사업 성공의 원리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창업 시 흔히 말하는 업종 상권 입지 등보다 우선하는 것이 사업의 기본을 알아야 하며 사업의 기본은 비즈니스, 마케팅, 세일즈에 대한 마인드, 프로세스, 결과의 지속적 혁신이다. 성공창업이란 사업을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하여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직장 생활은 짜인 틀과 구도하에서 이루어지고 회사 시스템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존재하였지만, 이제는 나 혼자 백지에 그림을 그리고 고객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퇴직-재취업-창업-자영업을 통한 22년의 직장생활과 8년의 개인 사업을 경험하였으며 기자와 같은 경로를 거친 동료, 친구, 지인 등의 모습을 보며 시니어 창업과 관련하여 시니어들이 퇴직 후 창업 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1.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자신의 투자 범위를 확실히 설정해야 한다. 강남이나 명동에 사람이 몰리고 역세권과 권리금이 높은 곳에 자영업 창업 시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러한 확률을 생각하며 자신의 자금 능력을 초과하는 부채를 통한 창업이나, 자금 능력의 한도를 모두 투자하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
고객 동선의 변화, 트렌드의 변화, 해당 업종의 진화 등 변화의 요소가 너무 많으며 변화는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일단 창업을 하면 업종 변경이나 사업 전환이 결코 쉽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창업만큼 사업 부진으로 인한 휴·폐업 등 사업의 정리도 어렵다.
사업을 하며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자금의 부족을 꼽는데 이는 여유 자금을 설정하지 않고 창업에 전액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투자액과 수입은 비례하지 않으며 오히려 과도한 투자에 의한 수입의 한계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제안을 한다면 여유 자금이 100이라면 자신의 연령대를 거려한 만큼의 비율을 투자액으로 설정하고 그 투자액의 80%를 투자한 후 20%를 예비 자금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만약 2억의 여유 자금을 갖고 퇴직한 40대라면 1억 2천을 투자하여 창업하고 그 중 2천 4백만원을 운영 자금으로 확보하라는 이야기이다. 시니어 창업의 경우 여유 자금 전액을 투자 후 돈에 쫓기면 사업도 생활도 어려워진다.
2. 3D를 각오해야 한다
시니어들의 퇴직 전 직위와 직책은 간부급이었을 것이며 회사에서의 궂은일은 아마도 부하 직원이 담당하였으며 자신이 추진하는 업무에 대하여는 브랜드 마케팅 업무지원 등 든든한 회사의 힘이 받쳐주었을 것이다. 이제는 익숙한 것들과는 결별해야 한다.
자신이 사용하는 모든 경비는 자신의 사업 자금에서의 지출이며 자신이 고용주가 되어 자신이 모든 것을 지원하고 집행해야 한다. 그런 만큼 위험하고 어렵고 궂은일을 행하고 그것을 감당해내야 한다.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성공담에 화장실 청소는 사장이 직접하고 제일 먼저 출근하여 제일 늦게 퇴근하며 종업원이 기피하는 궂은일을 먼저 한다는 이야기가 공통적인 이야기 중 하나이다.
결과를 상상하며 OO 하면 얼마나 좋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OO 할까이니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행동으로 성과가 좌우되니 얼마나 고생이 되겠는가? 누구의 도움이 아닌 내가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니 개척자의 앞길은 순탄함보다는 문제의 발생과 해결의 연속일 것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일이니 어려울 것이며,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자신의 책임이니 위험할 것이며, 새로운 시작이니 궂은일을 마다할 수 없다.
3. 보고 또 보고 잘 보아야 한다
올려보지 말고 내려보아야 한다. 산에 오를 때는 오르기에 정신을 몰두하다 보니 주변을 살피지 못한다. 아름다운 꽃도 탁 트인 풍경도 뒤로하고 오로지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른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마치며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좀 더 넓은 시각을 갖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무리하게 되고 무리하다 보니 지치고 지치다 보니 힘이 다하는 것이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더 크고 넓고 깊게 멀리 보게 되며 산에서 내려올 때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것들을 대하며 자신을 충전하게 된다.
시니어 창업은 내려다보며 해야 한다. 정상에만 몰두하다 보면 자신의 능력과 체력을 넘어 무리수를 두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사업과 관련한 건강, 여가, 생활 등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생활을 잃으면 시니어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것도 보아야 한다. 매출만 보지 말고 경비를 보아야 하고, 피크타임의 고객 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며, 깨끗하고 쉬어 보이는 일의 내용에 현혹되지 말고, 이면을 보아야 하며 성공한 경우보다 훨씬 많은 실패의 사례를 보아야 한다.
모든 창업자가 성공을 꿈꾸며 창업하는데 왜 그렇게 많이 실패하겠는가? 성공한 사람에게서도 실패한 사람에게서도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것을 보고 또 보아야 한다.
4. 좀 더 잘해야 한다
무슨 업종의 창업을 하여도 기존의 강자가 존재하며 그들은 수년 수십 년의 Know-how를 갖고 있다. 그들과 같기도 어렵지만, 그들보다 더 잘하기는 정말 어렵다.
방법은 그들보다 조금 더 생각하고 행해야 하며 더 잘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The more, The better이다. 2의 제곱은 4이나 3의 제곱은 9이다. 한 번 더의 차이가 결과는 2배의 차이를 초래한다. 야구에서의 타율 3할은 10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3번 치는 것이며 2할은 2번 치는 것이다.
이 10번의 1번 안타 차이가 연봉을 2배 차이 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프로 야구 선수들이 자신의 타석에서 이를 악물고 치는 것이며 그러다 보니 어금니에 엄청난 하중이 발생하여 많은 선수들이 어금니가 상하는 것이다. 창업 후 모든 일에 한 번 더 조금 더를 항상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
5. 의식/과정/결과를 혁신해야 한다
- 창업을 위해 무엇을 갖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입지도 업종도 상권도 좋은데 실패하는 이유는 사업의 기본과 원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 무엇을 알고 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실행하는가이다.
아무리 많이 알아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아 고객과 소통이 되지 않으면 아는 것 자체가 무용지물이다.
- 주어지고 부딪히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을 만들어 주도하는 창조적 주역이어야 한다. 해야 할 일만 하는, 즉 숙제만 하면 대학 입시에서 조금만 문제 유형이 달라져도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정답이 어려워진다. 숙제를 하는 학생의 입장이 아닌 문제를 제시하는 출제자의 입장에서 경기 상황, 시장 여건, 고객 니즈에 대응하여야 한다.
- 매출액이 문제가 아니라 사업의 핵심은 보유 고객 수의 증대이다.
매출은 특별 판촉 활동 등으로 특정 시점에 증가할 수도 있으나 안정적 보유 고객 수는 특별히 증가할 수 없으며, 매출은 고객 수의 기반하에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증가하는 것이다.
알고 행하여야 한다는 의식과 창의적으로 스스로 일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및 궁극적으로 고객 수를 증대시키는 결과의 혁신이 창업의 성공 요인이다.
성공한 점포에 비싼 권리금을 주고 점포를 인수했으나 실패하는 이유도, 잘 되는 점포 옆에 비싼 권리금으로 창업을 해도 실패하는 이유도 창업자 간 사업의 기본인 마인드와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니어 창업의 성공을 위하여는 Business/Marketing/Sales에 대한 Mind/Process/Product의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익숙함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새로움에 대한 학습과 정성과 열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