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층 해운대리조트, 中國 건설사가 짓는다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101층짜리 해운대관광리조트 마천루를 중국 건설 업체가 짓게 됐다. 100층 이상 국내 초고층 건물을 중국 업체가 짓는 것은 처음이다.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 사업자인 엘시티PFV는 17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해수욕장 안 '엘시티 모델하우스'에서 중국 건설 회사인 CSCEC(China State Construction Engineering Corp. Ltd.)와 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CSCEC는 매출 기준(연 1000억달러) 세계 1위 건설 회사로, 올해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0위이고, 자산 규모는 119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엘시티 측은 "CSCEC는 상하이 월드파이낸싱센터(2008년 준공, 101층, 높이 492m), 광저우 TV타워(2010년 준공, 높이 610m), 홍콩 인터내셔널 커머스센터(2010년 준공, 115층, 높이 680m) 등을 지었고, 그 외에도 100층 이상 건물을 4채 짓고 있다"며 "초고층 건물 건축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회사"라고 말했다.

'해운대관광리조트'는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끝 부분인 해운대구 중1동 일대 6만5934㎡ 부지에 101층짜리 랜드마크 타워(높이 411m)와 각 84층짜리 주거 타워 2채(총 882가구), 상업 시설 등으로 이뤄진다. 랜드마크 타워엔 6성급 관광호텔·일반 호텔·컨벤션홀·전망대 등이 들어서고 주거 타워엔 아파트와 레지던스 등이 만들어진다.

건물 3채를 잇는 하부 공간에는 디지털 테마파크·온천스파·워터파크·쇼핑몰 등으로 이뤄질 8층 규모 상업 시설이 조성된다. 공사비는 2조7000억~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오는 11월 말 착공해 2018년 완공 예정이다.

부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해운대관광리조트' 민간 사업자 공모에서 엘시티가 당선된 건 2007년 11월이었다. 건물 설계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미국의 SOM사와 국내 삼우설계가 맡았다. 설계대로 제대로 건물을 짓고 있는지를 관리하는 건설관리(CM)는 역시 설립 128년 된 미국의 세계적 회사인 'PB'에 맡겼다.

그러나 공모 당선 후 6년간 국내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시공사 선정·자금 조달 등에 애로를 겪으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말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급물살을 탔고 이번에 중국 시공사·자본 유치에 성공했다. 박수근 엘시티 사장은 "CSCEC가 돈을 대 건물을 짓고 우리가 아파트 등을 분양해 공사비를 갚는 식으로 계약했다"며 "초고층 빌딩 건축 기술력을 인정받는 CSCEC가 시공에 참여하면서 해운대관광리조트가 한·중·미·일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CSCEC는 세계 최고 수준 건설 회사로, 시공이나 공사비 조달에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에 '성공적 분양'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초고층·최고급 아파트여서 분양가가 국내 최고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수철 엘시티 부회장은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인 만큼 중국·일본 등 해외 분양에 주력하면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