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금융지주회사 국내 12개… 왜 필요한가요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지주회사 지배 구조에 문제" <조선일보 2013년 3월28일자 B2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이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지주회사 지배 구조를 수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최 원장은 27일 “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종합적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 22일 취임사에서 “현재 금융회사 지배 구조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정말 통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지주회사(持株會社)란 자체적으로 특정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여러 회사를 통합적으로 지배하는 기능을 하는 회사입니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hold)함으로써 이런 권한을 갖게 됩니다. '지주회사(holding company)'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은 것입니다. 이런 지주회사 산하에 있는 회사들이 금융회사일 때, 이 지주회사는 금융지주회사(financial holding company)가 됩니다. 오늘은 금융지주회사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금융지주회사는 왜 만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1년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하는 곳이 꾸준히 늘어나, 현재 금융지주회사가 12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산하에 은행, 증권, 자산 운용, 보험 등 업종이 다양한 금융회사들이 편입되어 있습니다. 흔히 '금융 그룹'이란 말을 쓰는데, 이 말은 금융지주회사와 그 아래에 있는 여러 금융회사를 한데 묶어 표현하는 것으로 보면 무방합니다.

금융지주회사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입니다. 은행과 증권사가 각자 따로 존재할 때에 비해 금융지주회사로 한데 묶일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기업 고객의 요구 사항은 대출에서부터 유가증권 발행,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기업 고객의 요구 사항이 은행과 증권사의 업무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은행과 증권사의 기업 금융 부서가 긴밀히 연계하여 최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분명 좋은 일입니다. 개인 고객의 자산 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고객은 은행 예금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펀드, 보험 상품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자산 관리 부서들이 협업함으로써, 여러 권역별 장점을 조합한 최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들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나요?

금융지주회사의 시너지는 마치 한 회사(one company)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에만 발휘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은행의 기업 금융 부서와 증권사의 기업 금융 부서가 서로 주도권을 쥐려고 경쟁하고, 은행의 자산 관리 부서와 증권사의 자산 관리 부서가 동일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은행 직원은 은행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만 집중하고, 증권사 직원 역시 관심이 온통 증권 업무에만 쏠려 있는 것이지요. 각자의 업무에만 매몰되는 동안 고객에 대한 융합 서비스는 뒷전인 게 현실입니다. 은행과 증권사는 각자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쯤 되면 시너지는커녕 지주회사 체제에 따른 비용만 발생하게 됩니다.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주가가 낮은 것도 지주회사 체제가 갖는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금융지주의 시너지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금융지주회사 본연의 시너지를 창출하려면, 지금과 같은 개별 금융회사 중심의 경영이 아닌 고객 중심의 경영 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조직과 인력을 탄력적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체제를 매트릭스(matrix) 조직이라고 합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가 개별 금융회사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활발한 협업을 통해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 세계 유수의 금융 그룹들은 예외 없이 이런 매트릭스 체제 아래서 높은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매트릭스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매트릭스 조직을 통해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


◆ 쉽게 배우는 경제 tip

매트릭스 조직

가로와 세로로 연결된 조직 체계. 예컨대 금융지주회사에서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하면 은행의 기업 금융 담당 직원이 은행에 소속되어 있으면서(세로), 동시에 증권사의 기업 금융 담당 직원과 연결되어(가로) 함께 일하게 된다. 각 회사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퀴즈

은행, 증권, 자산 운용, 보험 등 업종이 다양한 금융회사를 통합적으로 지배하는 회사. ○○○○회사는 금융회사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0월 23일(수) 오후 5시 마감, 10월 25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 회 정답: 지속 가능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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