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가을, 봉수산 휴양림
향교에서 길 따라 10분만 더 남쪽으로 가면 봉수산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길 왼편으로는 예당저수지가 보인다. 휴양림 길섶에 '의좋은 형제'공원이 있다. "…의좋은 형제가 살았는데, 아우의 끼니를 걱정한 형이 밤에 볏단을 아우 집 앞에 놓고 갔더라…. 아우는 아우대로 형을 걱정해 밤에 자기 볏단을 형 집 앞에 놓고 갔더라…." 무한 반복되는 이 덕행이 훗날 공덕비가 발견되면서 사실로 드러났고, 그곳이 바로 이곳 대흥면이다.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휴양림으로 들어가면, 거기에 찬란한 가을이 있다. 차량도 통행할 수 있다. 유명 휴양림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제법 땀을 내게 하는 예쁜 산책로가 인상적이다. 되도록 오후 시간에 가면 산 너머에서 떨어지는 태양빛에 빛나는 가을을 즐길 수 있다.
◇文香을 듣는다, 추사 고택
남연군묘에서 묻혀왔던 권력의 냄새는 추사 고택에서 털어버린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태어나고 묻힌 곳이다. 김정희는 벼슬에 오른 뒤 당쟁에 휩쓸려 결국 제주도와 함경도로 유배를 당한다. 그 불우한 말년에 그는 학문과 서예에 정진했다. 그는 선친의 묘소가 있는 경기도 과천의 한 절에서 살다가 71세에 죽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의 무덤은 그가 태어난 집 바로 옆 언덕에 있다. 200년이 채 안 된 시대에 그가 이 집에서 사랑을 했고 학문을 했고 화장실을 갔고 잠을 잤다. 고택 옆 백송공원에는 추사가 청나라에서 가져와 심은 백송(白松)이 서 있다. 1811년에 씨앗을 심었으니 심은 사람과 연대가 정확하게 남아 있는 흔치 않은 나무다. 순식간에 와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가을의 꼬리, 여기 예산 땅에 아직 남아 있다.
여행수첩
(서울 기준) 1. 남연군묘: 서해안고속도→당진상주고속도로 당진분기점 대전 방향→고덕IC 덕산, 고덕 방면→예덕로→가야사, 남연군묘 이정표 2. 대흥향교: 남연군묘에서 나와 45번 국도로 예당국민관광지 방면으로 50분. 길섶에 작은 이정표가 나오고 그 뒤로 마을 안길이다. 봉수산 휴양림은 가던 방향으로 10분. 3. 추사 고택: 봉수산 휴양림에서 나와 45번 국도 좌회전→21번 국도 우회전→예산역 지나 발연삼거리에서 좌회전→이후 추사 고택 이정표.
●먹을곳: 수덕사 앞 사하촌 산채정식 추천.
●투어버스: 매주 토요일 예산 주요 관광지를 버스로 순례. 예산시외버스터미널 출발. 20~40명 예약. 무료(입장료 제외). (041)339-7314
●예산군청:www.yesan.go.kr/culture, (041)339-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