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세계 최대 부국인 美, 왜 부도위기 몰렸었나요?

美, 90분 남겨두고… 디폴트(채무불이행) 時限 넉달 늦춰 〈조선일보 2013년 10월 18일자 A1면〉

미국 정치권의 예산·재정을 둘러싼 극한 대치 상태가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16일(현지 시각) 극적으로 풀렸다. 세계경제를 긴장시켰던 사상 초유의 '미국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는 넘어갔고, 16일간 일시 폐쇄(셧다운)됐던 미 연방정부도 다시 문을 열게 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의는 예산 및 재정 현안 처리를 내년 초까지 미룬 미봉책에 불과해, 정치권의 갈등과 이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세계경제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 정치권의 부채 한도 증액 논란을 보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나옵니다. 바로 미국이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 부국이자, 기축통화인 달러화 발권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국가 부도'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미국의 나빠진 재정 문제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논란을 증폭시키는 미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재정, 어떤 상황인가요?

미국 재정은 감세 정책과 국방비 지출 증가, 금융 위기 이후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으로 지속적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4년간 미국 재정 적자는 연속 1조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누적된 적자의 합인 국가 채무는 미국 GDP(국내총생산)의 73%에 이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적자가 쌓이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경상수지 또한 1991년 이후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재정 적자 악화에 따른 구축 효과〈쉽게 배우는 경제 tip 참조〉로 미국의 대외 적자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정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일컫는 '쌍둥이 적자'는 미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입니다. 이미 1980년 수년간 지속된 쌍둥이 적자로 1987년 이후 미국은 대외 채권보다 대외 채무가 더 많은 대외 순채무국에 진입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일시적으로 상황이 개선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난 대외 채무로 2012년 말 기준 미국은 대외 순채무가 약 4조5000억달러인 세계 최대 채무국입니다.

◇미국 국가 부도 가능성이 있나요?

늘어나는 채무 때문에 미국 정부는 매년 더 빚을 내야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가 채무 총액은 연방정부가 스스로 조정할 수 없고 의회가 한도를 결정합니다. 이번 미 정치권의 대립 과정에서 미 정부와 민주당은 현재 법정 부채 한도액인 16조7000억달러(약 1경7950조원)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하고, 공화당은 부채 한도 상향 조정에 앞서 예산 등에서 긴축이 앞서야 한다면서 대립했습니다.

미 국가 채무가 총액 한도를 넘게 되면 국채 이자와 사회보장 비용, 공무원 인건비 등을 지급하지 못하는 국가 부도 상황을 맞게 됩니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지만 달러화 발권 여부는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으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 국가 부도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정치권의 불협화음에 따른 일시적 부도 상황이 미국의 장기적 채무 상환 능력을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기술적으로는 정해진 기간에 연방정부의 채무를 지급하지 못하는 지급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우려가 증폭되자 결과물로 나온 게 최근 미 정치권의 임시 타협안입니다. 연방정부가 내년 1월 15일까지 전년도 수준의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상한에 도달한 연방정부 부채 한도 또한 내년 2월 7일까지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연방정부는 국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 정치권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미국 정치권의 재정 관련 협상은 2011년 말 이후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양당이 감세와 재정 지출을 문제 삼으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재정 협상 난항으로 정부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사태를 겪어놓고도 정치권의 재정 협상 공방은 이번에도 반복되었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도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금 금융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는 극한의 불안 요소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가 부도 사태까지 갈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예상합니다. 이른바 '대마불사' 논리입니다. 그러나 재정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불확실성은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미국은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이미지 실추를 겪었고,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위상 또한 훼손될 수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

재정 적자가 발생하면 정부는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데, 이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합니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투자를 위축시킵니다.

이처럼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는 것을 구축 효과라고 합니다.

◆퀴즈

재정 수지 적자가 원인이 되어 경상수지 적자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 ○○○ 적자는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미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1월 6일(수) 오후 5시 마감, 11월 8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 회 정답: 금융지주〉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당첨자=권정원 김경철 김남희 김미성 김민희 김선규 김순남 김승애 김영욱 김은영 김진숙 김혜정 김호인 김확렬 박성욱 석성일 손원자 신영철 신유진 신지훈 심홍섭 안수현 오보라 우승완 이관옥 이당헌 이문정 이세호 이진이 장동식 장상미 정동원 조성대 조정호 채진석 최옥자 최원권 최종은 한정우 황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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