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시도에 축구화? 이런 발칙한 정장이

이번 2014년 봄·여름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에서 해외 바이어와 기자들에게 "흥미롭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은 신예 디자이너가 있다. 2012년 뉴욕에서 데뷔한 남성복 디자이너 권문수(34). 미국 뉴욕패션위크를 조직한 펀 말리스(Mallis)가 2013년 가을·겨울 패션쇼 때 "무척 독특하다"고 칭찬했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번 컬렉션에서 권문수가 내세운 주제는 축구다. "축구가 그렇듯, 우리는 결국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라고 디자이너는 말한다. 무대엔 아예 잔디를 깔았고, 모델에겐 축구화와 무릎 양말을 신겼다. 그렇다고 운동복은 아니다. 축구 선수·감독·서포터즈들이 입는 옷을 차용했지만, 옷의 근간은 반듯하고 정갈한 남성 정장이다. 가장 단정한 옷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턱시도 수트. 디자이너는 여기에 줄무늬 바지를 입히고 축구화를 더해 '정통'을 비틀었다. 재킷엔 번쩍이는 비닐과 면·모직을 한데 섞었고, 반듯한 셔츠 아래엔 고무줄 바지를 입혔다. 디자이너는 "보다 보면 싱긋 웃음이 나는 컬렉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