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많은 기업 株價 수익률(올해 24.8%), 코스피 상승률(2.2%)의 11배
입력 : 2013.10.27 21:52
[기술력 갖춘 100개 중소·중견기업으로 '가상의 펀드' 만들어보니…]
-'株價는 특허출원 따라간다' 입증
선별된 기업중 기계·화학 가장 많아… 최근 3년간 수익률 80% 달해
경기 화성에 있는 생산 장비 제조 업체 SFA. 지난 7월 미국 텍사스에 들어설 태양광 발전소용 생산라인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금액은 1479만달러(약 155억원). 유럽의 한 업체와 경쟁을 벌인 끝에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이 업체 김영민 대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의 결과"라고 했다. 중국 업체 등의 저가 수주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 지난해 125억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했다. 1년 전 68억원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최근 첨단 방전 장치를 개발했고, 이런 성과가 수주 성공으로 이어졌다. SFA는 태양광 외에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각종 생산 장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지난해까지 총 25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성과는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 4만3600원으로 5년 전 주가 9652원의 4배가 넘는다.
박근혜 정부는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창조 경제'에서 찾고 있다. 과거처럼 선진 기업의 추종자가 아니라 자체 혁신 기술로 무장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창조 경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창조 경제의 정의와 구현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IBK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기업 중 창조 경제형 기업을 선별해 일반 기업과 주가 수익 지표 등을 비교해 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선별된 '창조 기업'으로 가상 펀드를 구성해 올 들어 10월 15일까지 주가 수익률을 뽑아봤더니, 코스피 상승률의 11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창조 기업 펀드 3년 수익률 80%
본지가 IBK자산운용에 의뢰해 뽑은 창조 기업의 기준은 간단하다. 중소기업청,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부와 국책은행으로부터 한 번이라도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사례가 있는 491개 상장 중소·중견기업이 1차 요건이다. 업종별로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케이씨텍 등 기계가 42%로 가장 많았고, 대한유화·동진쎄미켐·국도화학 등 화학(29.3%), 차바이오앤 등 바이오(3.2%), 휴맥스·파워로직스 등 IT(1.8%) 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491개 기업 중에서 특허를 많이 보유한 상위 100개 회사를 창조 기업으로 선별했다.(전체 명단 공개는 투자 권유 행위가 될 수 있어서 하지 않음)
선별된 100개 기업으로 가상의 주식형 펀드를 만들고, 종목별 편입 비중은 특허 보유 수를 기준으로 했다. 특허가 많을수록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창조 기업 주식형 펀드는 연초부터 10월 15일까지 24.8%의 수익률을 기록,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2%)의 11배, 코스닥 상승률(7.4%)의 3배가 넘는 고수익을 냈다.
또 2010년 초부터 2013년 10월 15일까지 3년간 가상 펀드 수익률은 80.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3%)의 4배, 코스닥 상승률(3.8%)의 21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가상 펀드는 안전성도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 동안 연간 기준으로 코스피(-11.0%)와 코스닥(-2.1%)이 동시에 하락한 해는 2011년이었는데, 이때도 가상 펀드는 6.6%의 연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성민 IBK자산운용 이사는 “창조 기업 펀드의 결과를 보고 스스로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창조 기업 영업이익률, 일반 기업의 1.5배
이런 결과는 일부 대형주가 증시 흐름을 주도하고, 나머지 일반 기업들은 소외돼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엎는 것이다.
김홍일 IBK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술력 있는 기업들은 결국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게 돼 있다”며 “주가는 특허 출원을 따라간다(Stock follows patent filings)는 격언을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실제 가상 펀드에 포함된 100개 기업의 평균 보유 특허는 총 324개로 정부와 국책은행으로부터 우수 기업에 선정된 적이 있지만 가상 펀드에는 빠진 391개 기업의 평균 보유 특허 58개의 5배가 넘었다.
남다른 기술력은 차별화된 실적으로 연결된다. 100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7%로 일반 기업(한국은행이 매년 조사하는 1723개 대표 기업) 4.1%의 1.5배가 넘었다. 매출액 증가율 역시 8.2%로, 일반 기업 5.1%의 1.5배를 상회했다.
창조 기업들의 선전은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던 미국의 제조업이 최근 깨어나고 있는데, 이는 5조달러 가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한국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식재산 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인 아서디리틀코리아의 홍대순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그간 외국의 1등 기업을 추종하면서 좀 더 개선된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성장을 해왔는데, 앞으로 스스로 혁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 김영민 대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의 결과"라고 했다. 중국 업체 등의 저가 수주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 지난해 125억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했다. 1년 전 68억원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최근 첨단 방전 장치를 개발했고, 이런 성과가 수주 성공으로 이어졌다. SFA는 태양광 외에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각종 생산 장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지난해까지 총 25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성과는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 4만3600원으로 5년 전 주가 9652원의 4배가 넘는다.
박근혜 정부는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창조 경제'에서 찾고 있다. 과거처럼 선진 기업의 추종자가 아니라 자체 혁신 기술로 무장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창조 경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창조 경제의 정의와 구현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IBK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기업 중 창조 경제형 기업을 선별해 일반 기업과 주가 수익 지표 등을 비교해 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선별된 '창조 기업'으로 가상 펀드를 구성해 올 들어 10월 15일까지 주가 수익률을 뽑아봤더니, 코스피 상승률의 11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창조 기업 펀드 3년 수익률 80%
본지가 IBK자산운용에 의뢰해 뽑은 창조 기업의 기준은 간단하다. 중소기업청,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부와 국책은행으로부터 한 번이라도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사례가 있는 491개 상장 중소·중견기업이 1차 요건이다. 업종별로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케이씨텍 등 기계가 42%로 가장 많았고, 대한유화·동진쎄미켐·국도화학 등 화학(29.3%), 차바이오앤 등 바이오(3.2%), 휴맥스·파워로직스 등 IT(1.8%) 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491개 기업 중에서 특허를 많이 보유한 상위 100개 회사를 창조 기업으로 선별했다.(전체 명단 공개는 투자 권유 행위가 될 수 있어서 하지 않음)
선별된 100개 기업으로 가상의 주식형 펀드를 만들고, 종목별 편입 비중은 특허 보유 수를 기준으로 했다. 특허가 많을수록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창조 기업 주식형 펀드는 연초부터 10월 15일까지 24.8%의 수익률을 기록,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2%)의 11배, 코스닥 상승률(7.4%)의 3배가 넘는 고수익을 냈다.
또 2010년 초부터 2013년 10월 15일까지 3년간 가상 펀드 수익률은 80.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3%)의 4배, 코스닥 상승률(3.8%)의 21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가상 펀드는 안전성도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 동안 연간 기준으로 코스피(-11.0%)와 코스닥(-2.1%)이 동시에 하락한 해는 2011년이었는데, 이때도 가상 펀드는 6.6%의 연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성민 IBK자산운용 이사는 “창조 기업 펀드의 결과를 보고 스스로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창조 기업 영업이익률, 일반 기업의 1.5배
이런 결과는 일부 대형주가 증시 흐름을 주도하고, 나머지 일반 기업들은 소외돼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엎는 것이다.
김홍일 IBK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술력 있는 기업들은 결국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게 돼 있다”며 “주가는 특허 출원을 따라간다(Stock follows patent filings)는 격언을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실제 가상 펀드에 포함된 100개 기업의 평균 보유 특허는 총 324개로 정부와 국책은행으로부터 우수 기업에 선정된 적이 있지만 가상 펀드에는 빠진 391개 기업의 평균 보유 특허 58개의 5배가 넘었다.
남다른 기술력은 차별화된 실적으로 연결된다. 100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7%로 일반 기업(한국은행이 매년 조사하는 1723개 대표 기업) 4.1%의 1.5배가 넘었다. 매출액 증가율 역시 8.2%로, 일반 기업 5.1%의 1.5배를 상회했다.
창조 기업들의 선전은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던 미국의 제조업이 최근 깨어나고 있는데, 이는 5조달러 가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한국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식재산 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인 아서디리틀코리아의 홍대순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그간 외국의 1등 기업을 추종하면서 좀 더 개선된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성장을 해왔는데, 앞으로 스스로 혁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좀 더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