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옛 경춘선 구간 6.3㎞, 공원 조성키로

서울과 춘천을 잇던 경춘선이 다니던 철로가 74년 만에 공원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철길로 인해 나뉜 이 일대 동네도 70여년 만에 다시 연결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서울 성북구 광운대 역(옛 성북역)부터 구(舊)화랑대역을 지나 서울 시계까지 잇는 6.3㎞의 경춘선 폐선(廢線) 구간을 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5일 첫 삽을 뜬다.

이 일대는 1939년 경춘선 개통 이래 73년간 서울과 경기 동북부를 지나 강원도 춘천을 잇던 경춘선이 다녔던 곳이다. 하지만 2012년 12월 21일 망우역에서 갈매역으로 경춘선 선로가 바뀌면서 폐선로가 됐다. 기찻길에 기차가 다니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소외 지역으로 전락했고, 인근 주민들이 버린 생활쓰레기로 가득 찬 슬럼가가 됐다. 경춘선 선로로 나뉜 지역 주민들도 여전히 단절된 모습 그대로였다. 경춘선 철로 주변 되살리기는 서울 동북권 최대의 현안 사업이었다.

철길이 차지한 면적은 21만1170㎡에 달한다. 처음엔 주택단지를 만들자는 안도 나왔지만, 주민들의 희망을 반영해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여의도공원(23만㎡) 규모의 공원이 서울 동북부에 새로 생기는 셈이다.

서울시는 특히 이 공원을 길이 6.3㎞의 '도심 삼림욕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참나무 등 49종의 나무 5만1837그루와 꽃 54종 31만3830송이를 심기로 했다. 나무와 꽃을 심는 것부터 관리하는 것까지 인근 주민들과 함께한다.

담장으로 단절된 지역은 담장을 철거하고, 진·출입로를 신설하면서 70여년 동안 철로를 중심으로 나뉘어 있는 지역공동체도 다시 합쳐지게 된다. 경춘선 폐선 지역에 남아 있는 추억 속의 화랑대역사, 플랫폼, 철길 등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폐기관차를 들여 북카페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철길 옆으로는 자전거도로를 조성, 중랑천·남양주시 등 기존 자전거도로와 연결할 방침이다. 이렇게 해서 북한강·중랑천·한강이 연결되는 '푸른 자전거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공원화 1단계 사업으로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 등 재래시장과 일반주택이 밀집한 공덕 제2철도 건널목부터 육사삼거리까지 1.9㎞ 구간, 총 4만8170㎡ 넓이의 지역을 개발한다. 나머지 구간은 2단계·3단계로 나눠 작업을 진행한다. 2015년 말까지는 경춘선 폐선철로를 모두 도심 속 공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5년 공원화 사업이 완료되면 불암산, 중랑천, 영축산을 연결하는 도심 삼림욕장 공원이 탄생한다"며 "주민들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